국내 소재부품 업체들이 새로운 가공 기술로 메탈 케이스 시장을 노리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전반적으로 중국·대만 업체에 비해 케이스 생산 기술이 앞서 있지만 메탈 케이스만은 뒤처졌다. 중국·대만 업체들이 다양한 소재를 적용한 케이스 기술 개발에 힘써 온 것과 달리 국내 업체들은 플라스틱 케이스에만 집중해온 탓이다. 그러나 최근 삼성전자 등 스마트폰 업체들이 메탈 케이스를 플래그십 모델에 채택하면서 후방 산업이 들썩이고 있다. 국내 케이스 업체들이 후발 주자의 약점을 딛고 메탈 케이스 시장에서 주류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소재부품 업체들이 금속 소재 가공 기술 개발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기존 메탈 케이스 가공 기술로는 중국·대만 업체와 경쟁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대만 업체들은 애플에 메탈 케이스를 공급하면서 기술을 선점했을 뿐 아니라 규모의 경제 효과도 톡톡히 누리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새로운 메탈 가공 기술로 기존 게임의 규칙을 바꾼다는 목표다. KH바텍은 다이캐스팅 기술로 메탈 케이스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이캐스팅 기술은 기존 컴퓨터정밀제어(CNC) 밀링 대비 강도가 떨어져 스마트폰 외장재로 쓰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KH바텍은 도장 기술로 다이캐스팅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내년에는 다이캐스팅과 아노다이징을 접목한 알루미늄 가공 기술을 선보여 메탈 케이스 시장에 안착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스마트폰 플라스틱 케이스 업체들은 메탈 표면 처리와 복합소재 개발로 기회를 노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탈 표면에 나노 다이아몬드를 코팅하는 기술을 연구개발(R&D) 중이다. 마그네슘·알루미늄 등 경량 금속에 나노 다이아몬드 소재를 코팅하면 흠집·변형 등에 취약한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기존 케이스 업체들은 플라스틱 소재와 메탈 소재를 혼합한 소재 개발에 힘쓰고 있다. 메탈 프레임을 일부 직접 만들거나 외부에서 조달해 플라스틱 케이스를 붙이는 방식이다. 삼성전자가 출시한 갤럭시 알파 케이스도 보디 전체가 메탈은 아니다. 후면은 부드러운 촉감의 복합소재가 적용됐다. ‘메탈+플라스틱’ 복합소재는 기존 메탈 케이스보다 가볍고 충격에도 강해 향후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피처폰 시대에는 국내 업체들도 메탈 케이스를 제조해본 경험이 있는 만큼 중국·대만 업체와 경쟁할 수 있는 잠재력은 충분하다”며 “새로운 메탈 가공 기술과 효율적인 투자로 후발주자의 약점을 보완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