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대신 열로 작동하는 초고속 메모리 개발…스핀메모리 상용화 기대

전기 대신 열로 작동하는 초고속 스핀 메모리가 개발됐다. 전기를 이용한 메모리보다 동작 속도가 1000배 빨라지고 효율성도 향상됐다. 차세대 메모리로 각광받는 스핀 메모리 상용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 대신 열로 작동하는 초고속 메모리 개발…스핀메모리 상용화 기대

최경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원장 이병권) 스핀융합연구센터 연구원은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열로 스핀 전류를 발생시켜 나노자석에 기록된 정보를 1피코초(1조분의 1초) 영역에서 제어하는 스핀 메모리 소자를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연구에는 최 연구원이 주저자로 참여하고 민병철 KIST 박사, 이경진 고려대 교수, 데이비드 케이힐 일리노이주립대 교수가 참여했다.

차세대 메모리로 기대되는 스핀트로닉스 메모리는 전자가 스스로 회전하는 스핀을 이용해 수 나노미터의 크기의 나노자석에 정보를 저장한다. 스핀 메모리는 정보 저장 능력이 월등하고 저장과 처리를 동시에 할 수 있다.

스핀 메모리가 작동하려면 스핀 전류가 필요하고 기존에는 전기를 사용해 스핀 전류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 방법은 메모리 소자의 최대 동작 속도를 파악할 수 없어 메모리 소자의 정보처리 능력을 연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전기 대신 열을 사용했다. 1피코초의 짧은 시간 동안 작동하는 초고속 레이저를 이용해 메모리 소자에 열을 가해 온도 차이를 만들었다. 연구팀은 이렇게 나노 자석 내 만들어낸 온도차이가 어떻게 스핀 전류를 발생시키는지 물리적인 원리를 규명했다.

열을 이용한 스핀 전류 발생법은 전자 하나당 발생 가능한 스핀 전류량이 전자적 방법보다 월등히 컸다. 메모리 속 나노자석의 극 방향 전환도 기존 전기적 방법의 1나노초 보다 약 1000배 향상된 1피코초를 구현했다.

연구팀은 “열을 이용한 방법이 전기적 방법보다 속도가 빠를 뿐만 아니라 메모리 성능 측면에서도 우위에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7월 10일자에 게재됐고 주목할 성과를 따로 소개하는 ‘네이처 피직스’ 8월호에도 다시 게재됐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