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미디어 산업 전문가 5명이 한 자리에 모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등을 앞두고 국내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시장경쟁력을 지상파 방송사, 해외 미디어 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한국미디어경영학회(KMMA)는 27일 서울 광화문 KT드림홀에서 ‘미디어 산업을 쿨하게 논(論)하다’를 주제로 미디어경영 토크 콘서트를 개최했다. 전자신문이 후원한 이번 행사는 정부, 협회, 학계에서 참여한 미디어 전문가 5인이 허심탄회한 대화로 국내 방송콘텐츠 산업의 발전 방향을 찾기 위해 마련됐다.
이날 토크 콘서트는 국내 유료방송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의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로 꾸며졌다.
사회를 맡은 김성철 한국미디어경영학회장은 “국내 방송콘텐츠 시장을 주도하는 지상파 방송사도 글로벌 미디어 기업과 비교하면 시장 경쟁력이 매우 취약하다”며 “내년 한·미 FTA가 발효되고 한·중 FTA까지 추진되면 국내 방송콘텐츠 사업이 한층 위축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종원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박사는 “주문형비디오(VoD), OTT(Over the top) 등 방송 콘텐츠 유통 플랫폼이 다변화하면서 고품질 방송 콘텐츠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며 콘텐츠 산업을 활성화해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국내 방송콘텐츠 산업 구조가 지닌 다양한 문제점이 지적됐다.
하동근 PP협의회장은 “PP 사업자 대부분이 투자 능력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제작비 대비 대가를 제대로 받을 수 없는 유통 구조가 고착화 됐다”며 “PP업계의 투자, 제작, 유통 단계에서 ‘빈익빈’의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오용수 미래창조과학부 방송산업정책과장은 “시장 문제를 냉정하게 봐야 한다”며 “유료방송 등 시장 참여자가 지상파사업자와 동일한 전략을 짜기 시작하면서 굳어진 시장 구조”라고 지적했다.
전문가 5인은 방송 콘텐츠 산업 활성화 방안과 지난 7월 정부가 발표한 PP산업 발전 전략에 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하동근 PP협의회장은 “정부가 PP산업을 육성하는 방안을 정책에 담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기존 시장 구조를 개편할 수 있는 계기로 기대한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오용수 과장은 “한미 FTA가 발효되면 PP 시장 자체는 물론이고 제작자, 연기자, 작가 등 하부 구조가 무너질 것”이라며 “정부는 국내 PP 산업의 해외 시장 공략 등 거시적 관점에서 발전 전략을 마련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규 고려대 교수는 PP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업체의 시장 진입·퇴출을 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방안을 제안했다.
한국미디어경영학회와 전자신문은 내달 말까지 총 4회 토크 콘서트를 진행해 국내 방송 시장의 이슈, 문제점, 개선방안 등을 논한다. 내달 3일 ‘방송산업, 해외시장 침투작전’, 17일 ‘방통 융합 신통방통?’, 23일 ‘콘텐츠와 플랫폼의 파이 나누기’ 순으로 이어진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