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6 시리즈와 애플 워치는 휴대폰 시장뿐만 아니라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에 따른 국내 이통·제조사의 새로운 마케팅 전략 구상, 아이폰 판매 시작에 따른 LG유플러스의 비즈니스 변화,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 등이 예상된다.
단통법에 따르면 보조금 상한선을 25만~35만원 내외로 정하고 단말기별 보조금, 판매 장려금 규모를 공개해야 한다. 단통법이 시행되는 10월 이후에는 이통사와 제조사에서 과거와 같이 대규모 보조금과 장려금을 뿌리는 일이 어려워진다.
국내 제조사 입장에서는 아이폰에 대항하기 위한 무기가 한 가지 사라지는 셈이다. 최근 출시된 삼성전자 갤럭시 알파나 갤럭시 노트4, 갤럭시 노트 엣지, 한참 상종가를 달려온 LG G3 등 전략 스마트폰의 제조사 마케팅 전략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한 제조사 관계자는 “과거엔 휴대폰 판매점에서 보조금과 판매 장려금에 따라 그때그때 호객 행위가 달라졌다”며 “하지만 단통법이 시행되면 결국 좋은 제품이 잘 팔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품질로만 승부하게 돼 이에 따른 마케팅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이폰 화면이 커졌기 때문에 기존 국내 제조사의 대화면 폰과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통 시장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우선 애플은 KT와 SK텔레콤을 통해서만 제품을 공급하다가 LG유플러스가 가세하면서 더 유연한 마케팅 전략을 가져갈 수 있다. 반면에 LG전자는 그리 달가울 게 없는 상황이 펼쳐진다.
이통사 간 경쟁은 더 치열해진다. 현재 국내 아이폰 고객은 전체 스마트폰 가입자의 7% 수준이지만 시장은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7%의 충성도 높은 고객이 공정한 경쟁 환경 마련과 LG유플러스를 활용한 구매 채널 확대에 따라 큰 폭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400만명으로 추정되는 국내 아이폰 사용자가 새로운 아이폰이 나오기만을 기다려왔다”며 “과거엔 이들이 옮겨오길 희망해도 대안이 없었는데 이젠 이들을 흡수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서는 애플 워치가 삼성전자 웨어러블 제품과 정면충돌하면서 새로운 경쟁 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 아이폰, 아이패드, 아이팟 등 애플의 거대 생태계와 연동해 다양한 앱이 개발되면 현재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전자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단 애플 워치는 내년 초 출시될 예정이기 때문에 본격적 경쟁은 내년 상반기부터 가능할 전망이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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