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 기기는 관람객 발길 잡기에 충분했다. 산업적으로 성장기에 진입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었지만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의 관심도를 고려한다면 앞으로의 잠재력을 예측할 수 있었다. 개막 이틀째인 6일 점심식사 시간인 오후 12시30분께 삼성전자 체험존에는 20~30명이 줄을 서서 들어갈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가운데 체험존 내부 ‘기어 VR 코너’에도 부스별로 2~3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이번 IFA 2014에 소개된 웨어러블 기기 특징은 ‘헬스케어’와의 접목이 더욱 활기를 띠고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만보계와 같은 운동량 체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개인 맞춤형 기능이 추가됐다. 예컨대 현재의 운동량이 심장 부하에 미치는 정도부터 체중을 일정 수준까지 줄이기 위한 운동량, 몸이 부실해지지 않는 범위내에서의 운동량 등을 제시한다. 소니는 자사의 카메라 렌즈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밴드 스킨뷰 카메라’ 콘셉트 모델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손가락 세 개 정도를 모은 크기로 렌즈가 자신의 얼굴을 촬영해 피부상태 정보 제공과 함께 관리 조언을 해준다. ‘피부 나이(Skin age)’부터 수분과 지성(기름기) 정도를 알려주고, ‘수분 보충’ 제안을 한다. 히라이 가즈오 소니 사장은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소니는 상호작용 그리고 삶에 통합하는 방식으로 제품 개발 방향을 잡고 있다”며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에 그치지 않고 기술을 통해 감동을 불러 일으키기 위한 한 차원 높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소니는 함께 공개한 스마트워치3에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해 다른 기기와의 연동 가능성을 높였다. 스마트밴드 업그레이드 버전인 스마트밴드 토크는 디스플레이로 e페이퍼를 처음 채택해 배터리 부담을 크게 줄였다. 기존의 단순 진동을 통한 알림 기능에서 날씨와 전화 통화 등 다양한 기능이 가능해졌다.
중국업계도 삼성·LG전자·소니를 추격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는 듯한 모습이지만 혁신성은 부족해 보였다. 대만 에이수스는 시계형 웨어러블 디바이스인 ‘젠워치’를 선보였으며 화웨이는 소니 스마트팬드를 벤치마킹한 듯한 ‘토크밴드’를 전시했다. 대부분 우리기업이 공개한 제품과 기능면에서 차별성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국내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기술적으로는 수준이 높지 않지만 스마트폰이나 TV와 같이 광활한 내수시장을 적극 활용한다면 빠르게 올라설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평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