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세탁기 파손 진실공방 난타전

베를린 전자매장에서 제품 파손 혐의, LG측 입장은?

삼성전자는 LG전자 임직원들을 자사 세탁기 파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수사의뢰했다고 14일 밝혔다. 지난 4일(현지시각) ‘국제가전전시회(IFA)’ 개막 전 베를린 가전 매장에서 발생한 세탁기 파손 사건 진위를 두고 양사의 진실공방이 난타전 양상을 띄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는 “4일 베를린 시내 자툰(Saturn) 유로파센터 매장에서 자사 크리스털 블루 세탁기가 파손돼 인근 슈티클리츠 매장에서도 확인한 결과, 세탁기 3대가 동일하게 망가졌다”며 “CCTV 영상 판독 결과 한 임원이 파손한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현지에서는 국가적 위신과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대응을 자제했지만 LG전자의 해명에 적극 대응으로 선회했다는 것이다.

당시 LG전자는 “자사 임직원들이 LG는 물론이고 삼성, 밀레 등 여러 세탁기 도어(문)에 힘을 주는 같은 테스트를 진행했고, 특정 제품만 파손됐다”고 해명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이 점이 오히려 자사 임직원과 제품을 폄훼했다며 “정확한 사실관계 규명을 위해 사법기관의 판단을 구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14일 오후 “해당 임원이 현장을 방문한 것은 맞지만 경쟁사 제품을 살피는 것은 통상적이고, 유독 특정회사 해당 모델만 힌지 부분이 취약했다”며 재반박했다. 또 “다른 회사 제품들도 똑같이 살폈고, 자툰 측도 사건 이후 LG에 어떠한 요구를 한 일이 없다”며 “글로벌 세탁기 1위 업체에 대한 흠집내기가 아니길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도덕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자툰에서는 지난 5일 현지 경찰에 고발했다”고 추가입장을 내놨다. 반면 LG전자는 “서울 본사와 독일 법인 모두 어떤 연락도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