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2주년 특집1-새로운 융합, 협업] 제조+S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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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온라인 유통업체 아마존은 소형 무인 항공기 ‘드론(Drone)’을 이용한 배달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소비자가 구매한 물건을 30분 안에 배송하는 이 시스템의 성공 핵심은 소프트웨어(SW)에 있다. 무인 항공기인 만큼 정확한 배송을 위해 위치, 고도, 속도 등 비행 중 발생하는 모든 조건을 스스로 분석하고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카메라나 센서에서 수집된 방대한 정보를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분석하는지가 드론의 성능을 좌우한다.

#.GE는 미국 보잉의 차기 대형 여객기 엔진 부품 일부를 3D 프린터로 제작하기로 했다. GE는 연료 노즐을 포함한 10개 이상의 주요 부품을 3D 프린터로 제작할 계획이다. 연료 노즐은 20개 부품을 용접해서 만들지만 3D 프린터를 활용하면 한 번의 공정으로 생산할 수 있다. 정교한 설계와 제작이 필수로 모두 SW에 의해 이뤄진다.

제조 산업이 소프트웨어(SW)를 활용해 다시 태어나고 있다. SW가 하드웨어(HW)의 부속물로 취급받던 때가 있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탓에 SW의 가치는 크지 않았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무형의 SW가 제품·서비스 가치를 결정하는 시대로 바뀐 것이다. SW가 주도하는 가치 체계는 산업 전 분야로 확산 추세다. SW 없이는 산업은 물론이고 국가 경쟁력 유지도 향상할 수 없는 시대다.

◇산업발전 패러다임, SW가 중심

소프트웨어는 제품의 부가가치를 결정하는 핵심요소다.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제품개발 원가 중 SW 비중은 가전제품이 53.7%, 통신장비는 52.7%, 자동차 52.3%, 의료장비 45.5%에 달한다. 국내 한 자동차 회사는 지난해 SW 로열티로 한해 회사 순이익의 50%에 달하는 4조원을 지불했다. SW가 그 만큼 부가가치 측면에서도 중요하다는 의미다.

이 뿐만이 아니다. SW는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혁신 제품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 SW 없이는 혁신이 불가능할 정도다. 구글의 무인자동차에 접목된 지능형 지능제어, 장애물 회피, 차선 이탈방지, 자동 주차 등이 모두 SW로 구현된 것이다. 또 혼다의 휴머노이드 역시 인공지능(AI), 얼굴 및 음성 인식, 3차원 공간 인식 등이 SW로 이뤄진다.

전통 제조 산업 또한 SW를 이용해 혁신이 이뤄지고 있다. 보잉과 GE 등 글로벌 기업은 핵심 부품 생산 등에 3D 프린팅을 본격적으로 도입하고 있고, 독일은 제조 공정 전반에 IT와 SW를 융합하는 ‘인더스트리 4.0’을 추진 중이다.

인더스트리4.0 프로젝트를 기획·수행 중인 볼프강 프린츠 독일 프라운호퍼 응용정보기술연구소(FIT) 부원장은 “소비자 행태 변화로 계속 짧아지는 제조·개발·생산 주기 문제를 어떻게 풀지는 세계 모든 나라 제조업이 안고 있는 고민”이라며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빠르고, 스마트한 생산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빠른 생산 시스템을 만들고자 기존 설비를 모두 뜯어낼 수는 없으니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스마트 팩토리로 전환해 새 환경에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SW 부족한 한국 제조업

세계에서 SW를 활용한 제조 혁신이 시도되고 있지만 국내 현실은 이에 대한 준비가 부족하다.

특히 산업 분야에 쓰이는 임베디드SW는 경쟁력이 낮다. 임베디드SW란 자동차·항공기 등에 내장(Embedded)돼 대상기기를 작동·제어하는 소프트웨어로 2011년 기준 임베디드 SW의 외국산 비중이 항공기 99%, 자동차 95%, 휴대폰 85%에 달한다. 우리나라의 핵심 수출 제품이 대부분 외산 SW에 의존하고 있다는 뜻으로 부가가치 창출이 그 만큼 어렵다는 얘기다.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SW 활용도도 미흡하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DC) 34개국 중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28위로 회원국 평균 대비 79.9%에 불과했다. 또 제조공정 내 SW 활용도(기계, 건설, 석유, 화학 등)는 선진국 대비 30%에 그쳤다.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SW 전문 인력 부족은 심각한 수준이다. SW 전공자도 줄어들고 있지만 임베디드 SW 분야로의 취업을 희망하는 비율은 16%에 그치고 있다. 정부는 향후 5년간 연간 평균으로 따질 때 SW 인력은 3000명, 엔지니어링 2500명의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W를 활용한 제조 혁신 시급

정부는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정부는 SW 융합 선도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임베디드 SW 역량을 높여 HW와 SW가 함께 발전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SW 중심사회 실현전략’ 일환으로 ‘제조업의 SW 융합 및 활용 방안’을 마련했다.

구체적으로 자동차, 조선 등 주력산업에서 ‘SW 융합 혁신 제품’을 개발할 수 있도록 2020년까지 민관 공동으로 1조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자율 주행자동차, 스마트 선박, 무인 항공기, 지능형 반도체 등 SW 집약형 혁신제품 기술을 선진국 대비 90% 수준까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ICT와 SW 기술을 접목해 기존 제조 시설의 공정 효율성도 극대화할 방침이다. 또 2020년을 목표로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스마트공장 1만개를 마련키로 했다.

산업부는 “올해 뿌리기업 등 영세업종을 대상으로 우선 스마트 공장 업그레이드를 진행할 것”이라며 “내년부터 전 산업으로 확산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4대 SW 융합 선도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2017년까지 민관이 함께 8000억원 수준 예산을 투입해 △웨어러블 기기 △로봇 △센서 △3D 프린팅 등에서 핵심 SW 융합 부품·플랫폼을 개발할 예정이다.

아울러 SW 융합 인재를 양성하는 한편 관계부처와 협력해 SW 혁신으로 시장 창출을 가로막는 법·제도도 정비하기로 했다. 자율주행차를 위한 도로주행 관련법 개정 등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산업부는 “SW는 제품 성능과 안전을 좌우하는 등 기업 경쟁력의 핵심이지만 우리나라는 임베디드 SW 인력이 부족하고 제조 생산과정에서 IT·SW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기업이 SW를 활용해 제품 공정을 혁신하고 SW 융합 제품이 나올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도요타 사례

- 자동차 중앙처리장치 SW 오류로 인한 급발진

- 벌금 12억달러 부과

○미국 제너럴모터스

- 자동차 운행 컨트롤 모듈의 SW 오류

- 47만5000대 리콜

○호주 옵터스

- SW코딩 오류로 모바일 선불 서비스 과다 청구

- 880만달러 배상

○미국 그라코

- 유아용 모니터 내부 SW 결함으로 도감청 위험

- 판매 불가 처분

(출처: 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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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