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업계에는 하루가 다르게 새 기술이 나타나고 기존 기술과의 융합으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모바일 헬스’도 그 중 하나다. 정보기술(IT)과 생명과학기술(BT)의 만남으로 새 길을 여는데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모바일 의학 시장은 스마트폰 보급이 늘어나고 카메라 등 스마트폰 성능이 좋아지면서 시장이 확대되는 추세다. 급물살을 타고 있는 시장에는 심박계 등 다양한 헬스기능을 적용한 웨어러블 기기가 대거 등장하며 새 ‘셀프케어’ 시대를 열고 있다.
◇새로운 기회 ‘모바일 헬스’ 시장이 큰다
세계적으로 이미 주요 스마트폰 앱스토어에서는 수만개의 모바일 헬스 애플리케이션이 등장할 정도로 모바일 헬스 시장은 급성장 중이다. 지난해부터 빠르게 늘기 시작한 모바일 헬스 기기의 영향으로 내년에는 세계 스마트폰 이용자의 3분의 1 가량이 모바일을 이용한 헬스케어 서비스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시장조사업체 럭스 연구소는 모바일 의학 기기 시장 규모가 2023년까지 지난해의 8배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건강상태를 모니터링하는 장치 시장은 작년 3억7200만달러에서 오는 2023년에는 16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스마트밴드 등 웨어러블 헬스 기기도 연평균 11%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반도체 공정을 이용한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과 바이오센서 등의 발전은 모바일 헬스 기기 개발 속도를 앞당기고 있다. 부품은 스마트폰이나 손목에 차는 웨어러블 기기에 탑재될 만큼 소형화됐다. 고속대량스크리닝(HTS)과 바이오칩(LOC) 등을 적용한 분자 진단 신기술도 발달하며 소형 의료기기로 암진단뿐 아니라 유전자 정보를 읽을 수 있는 시대가 실현되고 있는 것이다. 병원과 연결된 네트워크 시스템을 이용하면 환자는 직접 병원을 찾지 않아도 진료 및 처방을 받을 수 있다.
◇‘모바일 헬스’ 인기에 IT로 물드는 의료 시장
소형화된 모바일 헬스 기기는 이미 병원 등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개발도상국이나 오지의 의료 환경을 개선하고 있다. 기존에는 진단에 필요한 기기를 직접 병원에서 공수하거나 어려울 경우 진료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최근 스마트폰과 연결해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작아진 기기의 등장에 의사들은 현장에서 진료하기가 훨씬 수월해졌다. 의료봉사 등에도 적극 활용되며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에서 질병률을 낮추는데 기여하고 있다.
수시로 건강상태를 체크해야되는 당뇨병, 심장질환 등 만성질환자들은 과거와 다른 새로운 건강관리 행태를 경험하고 있다. 널리 보급된 가정용 혈압기와 혈당측정기 등에는 모바일 네트워크를 이용한 통신 기능도 접목되고 있다. 일일이 기록해야 했던 것과 달리 스마트폰 등을 이용해 네트워크로 병원과 연결하는 서비스를 지원하며 보다 즉각적인 건강관리 환경을 구현한다.
모바일 헬스 기기는 시장 고객층도 바꾸고 있다. 전통적인 의료기기 고객이던 의사, 병원 등에서부터 환자 등 일반 소비자까지 고객층이 넓어지고 있다. 이에 의료기기를 개발하는 관점도 변한다. 과거 사용자의 편의성보다 전문적인 의료 목적에 집중하던 기기 개발은 보다 쉽고 간편하게 환자 스스로도 정확한 의료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창조 시장’, 모바일 헬스 분야 성장에 필요한 것은
일반 IT 기기와 달리 모바일 헬스 기기는 신체 정보를 읽는 등 의료용으로 쓰이기 때문에 안전관리를 위한 인허가 등을 거쳐야 한다. 시장이 태동하는 단계이기에 아직 필요한 제도는 다듬어지지 않은 상태다. 실제 올해 출시된 심박센서를 탑재한 갤럭시S5 등이 허가가 필요한 의료기기에 해당하는지를 놓고 논란이 일기도 했다.
스마트폰 의료 애플리케이션이나 모바일 기기에 연결해 사용하는 보조기구들도 의료기기에 준하는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작년 모바일 의료용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시장에 출시되는 기기들은 보다 의료 기능이 다양해질 전망이다. 의료기기 품목허가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모바일 헬스 기기는 판매에 필요한 각종 인허가를 위해 최소 6개월이 넘는 의료기기 허가 심사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또 이를 위한 비용 등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업계는 의학적인 목적으로 사용되는 만큼 철저한 안전관리도 중요하지만 허가관리 제도에 있어 불필요한 부분은 없는지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한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