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 육아를 모두 잘 해내는 여성 IT인의 롤 모델이 되고 싶습니다. 그런 면에서 키즈노트를 엄마들이 신뢰할 수 있는 영유아 플랫폼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키즈노트 입사 6개월 차인 차윤지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눈을 반짝이며 큰 목소리로 키즈노트 서비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차 이사는 KAIST를 졸업하고 맥킨지에서 2년 6개월간 근무하다 올해 초 키즈노트에 합류했다. 컨설팅 회사에서 세계적인 기업과 시장 사례를 분석해온 경험이 키즈노트의 서비스 발전 방향과 맞아 떨어졌다. 안정적이고 화려한 직장 간판을 떼고 성공이 불투명한 스타트업 시장에 뛰어든 셈이다.
차 이사는 “컨설팅 회사 특성상 해외에 오래 머물면서 시장과 기업을 보는 큰 시각을 키울 수 있어 짧은 기간 동안 많은 것을 배웠다”며 “내가 직접 만들어나가는 일을 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맥킨지를 퇴사한 뒤 6개월 동안 다양한 사람을 만나러 돌아다녔다. 가정주부부터 대기업 임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종사자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학교 다닐 때 창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히 했지만 뭘 해야 할지 몰랐고 하고 싶은 것도 분명하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차 이사는 ‘빠른 속도’와 ‘적극성’을 스타트업의 매력으로 꼽았다. 어제 기획한 내용이 당장 오늘 실제 서비스로 만들어지고 사용자 반응도 빠르기 때문이다. 적은 인력이 뛰기 때문에 자신의 의견이 사업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보람도 크다는 설명이다.
차 이사는 비교적 창업과 스타트업에 일찍 눈뜬 편이다. KAIST의 대학생 국제 컨퍼런스 동아리 ‘아이시스츠(ICISTS)’ 2기로 활동하며 감각을 익혔다. 지금도 창업을 꿈꾸는 후배들의 멘토 역할을 한다. 그는 “준비 없는 대학생 창업이 너무 많다”고 꼬집었다. 대학생의 열정과 패기, 새로운 아이디어만으로 창업에 성공하기는 힘들다는 생각이다.
그는 “대학 졸업 후 아는 것 없이 창업 시장에 뛰어들기보다 일정 사회경험을 쌓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생각에 취업부터 했다”며 “대학생 창업을 장려하는 정부 지원책이 많은데 무조건 이것만 믿고 뛰어들면 위험하다”고 조언했다. 또 “대학생들이 졸업도 하기 전에 팀 단위 창업을 했다가 1~2년 만에 해산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며 “창업이 취업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지만 요즘 ‘대학생 CEO’가 취업 시장에 넘쳐나 차별점이 되지 못하는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차 이사는 후배들에게 롤 모델이 될 수 있는 여성 IT인으로 성장하는게 목표다. 능력있는 선배들이 사회생활을 하다 육아문제 때문에 경력을 단절하는 사례를 많이 봤기 때문이다. 그는 “키즈노트는 해외 한인 어린이집에서도 사용한다”며 “부모가 자녀와 소통하고 싶어하는 욕구는 세계 공통적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 “IT를 잘 모르는 사용층이 많아 기술 간극을 느끼지 않도록 생활에 밀접하게 서비스하는 것도 우리 숙제”라며 “앞으로 성장해갈 키즈노트의 행보를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