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시행을 앞두고 지금까지 사전승낙을 신청한 판매점이 1만6000개인 것으로 집계됐다. 사전 신청 접수를 개시한지 보름만에 전국 판매점 가운데 45%가량이 신청하면서 순항 중이지만 여전히 2만여개 판매점이 신청에 응하지 않아 내달 제도 시행 때 ‘과태료 대란’이 빚어질 수도 있다. 온라인, 미등록 판매점 등 사각지대로 남아있는 판매영업점에 대한 사후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17일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에 따르면 이달 중순까지 사전승낙제를 신청한 판매점이 1만6000개를 넘어섰다. 단통법에 따라 시행되는 사전승낙제는 판매점을 이통사가 승인하는 시스템이다. 대리점과 달리 통신사와 직접 계약을 맺지 않는 판매점을 통제하기 위한 방안이다. 사전승낙을 받지 않은 판매점은 불법 영업으로 최고 1000만원 벌금(4회 위반)이 부과된다.
KAIT와 이통사는 9월 내 사전승낙을 신청한 판매점은 선승낙 후실사를 진행하고 10월부터는 실사를 한 이후에 승낙 여부를 결정한다. 9월 내 사전승낙을 신청하지 않은 판매점은 당분간 불법영업을 하는 셈이다.
KAIT 관계자는 “추석연휴 등을 감안하면 실제 접수를 받기 시작지 열흘 만에 1만6000개 판매점이 사전승낙을 신청해 월 말까지 약 2만5000개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며 “정확한 판매점 규모를 예측하기 힘들지만 대부분 승낙을 얻은 상태에서 영업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AIT는 전국 판매점을 약 3만3000개로 파악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휴대폰 판매점은 3만5000개다.
업계는 실제 활동 중인 판매점은 이 이상일 것으로 추산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업자등록증 하나로 여러개 판매점을 운영하거나 온라인, 개인이 오피스텔 등을 빌려 운영하는 비공식 판매 루트가 꽤 많다”며 “실제 판매점 규모를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공식 숫자보다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각지대는 주로 온라인과 일명 ‘떳다방’ 형식으로 판매점을 운영하는 개인들이다. 특히 온라인 유통은 실사가 불가능해 뾰족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KAIT와 이통사 인증팀도 주로 오프라인에 맞춰 활동하다보니 사실상 손길이 미치지 않는다. 이 때문에 KAIT와 이통사는 자체적으로 온라인 유통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검토하는 등 대책을 준비 중이다.
가이드라인에는 폐쇄몰이나 카페, 소셜커뮤니티서비스(SNS) 등을 공식 유통망에서 제외하는 방안이 포함되는 것이 유력하다. 적어도 통신판매업 자격을 갖춘 사업자만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KAIT와 이통사는 10월 이후 시장관리단(가칭)을 만들어 모니터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유통가 관계자는 “단통법으로 규제가 강해지며 불법영업 행위가 점점 음지로 숨어들 가능성이 높다”며 “휴대폰 시장 혼란을 근절하기 위해서는 이통사와 정부가 초반부터 시장 감시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