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녀가 있는 개발자나 소프트웨어(SW) 업계 관계자를 만나면 항상 던지는 질문이 있다.
“초·중등 교육 과정에서 SW를 필수 교과목으로 가르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돌아오는 대답은 대동소이하다. 대부분 업계에 몸담고 있는 만큼 SW 교과목 편성과 관련한 SW 중심사회 정책을 환영하고 있었다. 그러나 항상 “우리 아이가 또 공부해야 할 과목이 늘었다”며 “공부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고 안타까워 했다.
지난 7월, 정부가 발표한 ‘SW중심사회 실천전략’에서 학생들에게 SW를 가르치는 교육 방향은 확실하다. 초·중등학교 내 즐거운 SW교육 확대로 논리적 사고·창의적 사고·문제분석 능력을 키워 미래형 창의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목표다.
SW 학계와 업계에서는 SW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교육 시수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교육부에서는 24일 교육과정 개편과 관련한 세부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SW 교육 시간을 두고 지루한 논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다.
SW 교육 시수를 둘러싸고 끊임없는 잡음을 내고 있을 때 학교 현장에서는 SW 교과를 가르칠 정보 교사 부족에 허덕이고 있다.
당장 SW 교육 시범학교가 운영되고 있지만 SW 교육 프로그램과 연수 프로그램은 아직까지 개발 단계에 머물고 있다. 실제 SW 교육 시수가 결정되고 전국 단위로 SW 교육이 진행될 때 어떤 과목을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불명확하다는 의미다. SW 교육에 필요한 프로그램과 컴퓨터 등 IT 환경도 노후한 곳이 많아 교체가 시급하다.
SW 교육 시수는 중요하다. 안정적인 교육 시간을 확보해야 SW 교육의 품질을 보장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 교육 현장에서 한두 시간 차이로 논리적 사고와 창의적 사고, 문제 분석 능력이 좌우될 것이라고 판단하지 않는다. 어떤 교육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이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하지 않으면 결국 학생들의 공부 부담만 커질 것이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