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시장 운용체계(OS) 주도권을 놓고 격전을 벌인 애플, 구글, MS의 2차 전선(戰線)이 자동차로 급속히 이동하고 있다. 특히 내년부터 이들 업체의 차량용 OS를 탑재한 자동차가 속속 상용화되면서 ‘자동차+ICT 융합’의 원년이 될 전망이다. 또 자동차와 ICT 산업 간 기술 개발 및 주도권 다툼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용 OS인 애플 ‘카플레이’와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를 탑재한 자동차가 속속 상용화될 전망이다.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는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운용하기 위한 핵심 OS로 스마트폰 시장의 양대 OS가 자동차로 본격 확산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특히 스마트폰의 다양한 기능을 자동차에서 구현하고 네트워크와 연결된 커넥티드카 시대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애플의 카플레이는 페라리, 메르세데스-벤츠, 볼보 등의 완성차 업체가 내년 하반기 상용화할 예정이다. 카플레이는 애플 아이폰 사용자들의 경험을 자동차로 연장하고 음성인식 기술 시리를 적용해 운전자들의 편의성도 향상할 것으로 기대된다.
구글의 안드로이드 오토는 카플레이에 비해 협력하는 완성차 진영이 더 탄탄하다는 평가다. 아우디, GM,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28개 완성차 업체가 내년 하반기부터 상용화에 나선다. 안드로이드 오토는 애플보다 앞선 지도 서비스와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과 연계되는 확장성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반해 지난 4월 발표된 MS의 ‘윈도 인 더 카(Window in the Car)’는 협력하는 완성차 업체와 상용화 시기가 아직 안개 속이어서 스마트폰 시장에서와 마찬가지로 열세를 면치 못할 전망이다.
박재홍 SK경영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스마트폰 시장에 이어 내년부터 커넥티드카 시장에서 애플, 구글, MS 간의 경쟁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시장 진입은 애플이 앞섰지만 구글이 지도 서비스의 강점과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통해 습득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주도권을 쥐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ICT 업체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글로벌 커넥티드카 시장은 2016년 200만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해 70만대 수준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3년 만에 세배 가까이 늘어나는 셈이다.
이와 함께 완성차와 OS 업체 간 협업과 경쟁도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 완성차 업체들이 지도 서비스와 OS 등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면서도 전체 시스템 기술 개발은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애플, 구글, MS 차량용 OS 비교 (자료:SK경영경제연구소)>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