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차세대 반도체 핵심 소재 국산화 잰걸음...SK하이닉스 경쟁력 높이고, 소재 계열사 키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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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차세대 반도체 소재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반도체 핵심 소재 수직계열화를 구축해 SK하이닉스의 구매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그룹 내 소재 계열사들을 육성하기 위해서다.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에 비해 반도체 소재 분야에서 상대적으로 취약하지만, SKC·SKC솔믹스 등 소재 계열사들이 빠른 속도로 올라오고 있는 만큼 조만간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SK그룹, 차세대 반도체 핵심 소재 국산화 잰걸음...SK하이닉스 경쟁력 높이고, 소재 계열사 키우고

25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대표 박성욱)는 연간 2조4000억원 규모의 반도체 재료를 구입하는데 여전히 상당량의 외산 소재를 쓰고 있다. 3D 낸드·실리콘관통전극(TSV) 등 3차원 반도체가 본격화되면 외산 소재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3D 낸드는 기존 낸드 플래시 대비 식각 공정이 30~40%, 증착 공정이 50~60% 각각 증가한다. 반도체 적층 단수가 늘어나면 소재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핵심 소재 기술은 향후 3D 반도체 시장 구도를 결정짓는 데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SK그룹이 반도체 재료 국산화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다.

현재 SK그룹 내 반도체 재료 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계열사는 SKC와 SKC솔믹스다. 특히 SKC솔믹스는 차세대 반도체 박막 증착에 쓰이는 전구체(Precursor) 국산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SKC솔믹스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제조에 쓰이는 알루미나·실리콘·실리콘 카바이드 3대 파인세라믹 소재를 만드는 기업이다. 기존 세라믹 업체들이 소재를 구입해 제품을 가공하는 것과 달리 소재까지 직접 생산하는 일관 생산체계를 갖췄다. 그러나 우수한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지난 몇 년간 수요처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SK그룹, 차세대 반도체 핵심 소재 국산화 잰걸음...SK하이닉스 경쟁력 높이고, 소재 계열사 키우고

하이닉스가 SK그룹에 편입되면서 SKC솔믹스는 수혜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해 SKC솔믹스 파인세라믹 사업부의 SK하이닉스 매출 비중은 전년 대비 10%P 이상 늘었다. 올 하반기 들어 공급 물량은 더욱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반도체 전자재료와 유무기 복합소재를 생산하는 SKC도 내년부터 SK하이닉스와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생산 비용을 줄이고, 공정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핵심 소재 국산화에 적극적이다. 외산 소재 의존도가 높을수록 원가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SK하이닉스는 D램 사업에서 80%의 매출을 거두고 있다. 전방 시장 포트폴리오가 불안한 셈이다. 핵심 소재·장비 등 후방 산업 국산화 비중을 높여 전방 시장 충격을 보완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는 상당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향후에도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핵심 소재 수직계열화가 필요하다”며 “SK하이닉스가 계열사를 적극적으로 밀어준다면 삼성SDI 같은 소재 업체가 SK그룹에서도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