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에 가려졌던 이동통신 단말 지원금 규모가 공개된다. 특정 시간과 장소에 따라 천차만별이던 지원금은 사실상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지원금 수혜 대상도 늘어, 이용자간 차별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이동통신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하 단통법)이 10월 1일 시행됨에 따라 이동통신 단말 지원금 체계의 전면 개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통법의 핵심은 지원금 지급을 투명화, 누구나 차별없이 지원금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당장 1일부터 이동통신사는 물론 대리점·판매점 등 유통점은 지원금 규모를 공시해야 한다. 공시된 지원금 정보는 최소 일주일간 변경 불가능하다.
이통사는 홈페이지에, 대리점·판매점은 각 영업장에 단말기별 출고가·보조금·판매가 등을 투명하게 공시해야 한다.
홈쇼핑 혹은 온라인도 해당 화면과 웹페이지에 단말기 지원금을 공개해야 한다.
방통위는 향후 이용자가 이통사별 지원금 공시 내용을 한 눈에 비교·파악할 수 있도록 온라인 사이트를 개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단통법 최대 관심인 지원금과 관련, 방송통신위원회는 10일 1일부터 적용할 지원금 상한선을 30만원으로 결정했다.
방통위는 “지원금 상한액 30만원은 이통사의 가입자 1인당 예상이익, 평균 단말기 출고가 변화, 물가상승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더불어 대리점과 판매점 등 유통점이 보조금 상한선 15% 이내에서 추가 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이용자가 받을 수 있는 최대 보조금 액수는 34만5000원이다.
하지만 유통점의 추가 지원금 규모에 따라 이용자가 실제 받는 지원금은 달라질 수 있다.
이와 함께 모든 요금제에 동일하게 지원금이 제공되는 건 아니다.
9만원 요금제(2년 약정 실납부액 7만원)를 기준으로 그 이상은 지원금을 100% 받을 수 있지만 9만원 요금제 미만의 경우 차등지급된다.
방통위 보조금 상한에 따라 9만원 이상 요금제는 최대 34만5000원을, 4만5000원 요금제는 절반인 17만2500원을 받게 된다.
이는 고가요금제와 저가요금제에 대한 이통사 기대수익의 차이가 존재하는 만큼 지원금을 동일하게 지급하기는 어렵다는 실정을 감안한 것으로, 합리적인 차등을 인정하고 있다.
기존 고가요금제 가입자에게만 집중된 지원금 구조를 중저가요금제 가입자에게 비례적으로 지급하도록 함으로써 이용자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취지다.
방통위는 향후 보조금 상한을 25만~35만원 범위에서 6개월마다 조정할 예정이다.
기존에 지원금을 지원받지 못한 저가요금제 가입자는 물론 중고폰 이용자 등으로 지원금 대상도 늘어난다.
이통사 유통점이 아닌 외부에서 단말을 구입하는 경우에도 지원금에 상응하는 추가적인 요금할인이 제공된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율을 12%로 결정했다.
요금할인은 2년 약정 실납부액 기준이다. 2년 약정으로 55요금제에 가입한 고객의 경우 실납부액이 4만원인만큼 12%를 할인, 3만5200원을 납부하도록 한 것이다.
이미 보조금을 받고 단말기를 구입해 쓰는 사람도 서비스 개통 후 2년이 지났다면 마찬가지로 요금할인을 받을 수 있다. 해외에서 사용하던 단말기도 같은 조건이 적용된다.
미래부는 향후 이통사가 매월 제출하는 지원금 관련 자료를 검토, 3개월 이후 조정할 계획이다.
단통법의 또 다른 취지는 이용자 보호다.
이용약관과 별도로 지원금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특정 요금제, 부가서비스 일정기간 사용 의무를 부과하는 개별계약은 10월 1일부터 인정되지 않는다.
방통위는 추가지원금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고가요금제 가입을 강요하더라도 전혀 따를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지원금 차별금지와 상한준수 등의 의무를 위반한 행위가 발생, 극심한 이용자 차별이 발생할 경우 긴급중지 명령이 부과된다.
방통위는 위반행위의 중지를 명령함은 물론 번호이동, 신규가입, 기기변경 등 이통사의 가입자 유치와 관련된 업무처리건수를 제한하는 명령도 부과할 수 있다.
한편, 정부는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에 종합민원센터를 설치, 대표번호·홈페이지(단통법 민원코너)를 통해 단통법 시행관련 문의 사항과 민원 등을 접수·처리하도록 했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