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위 파운드리 대만 UMC, 동부하이텍 인수전 합류…`차이완` 경계보 확산

세계 3위 파운드리업체 대만 UMC가 동부하이텍 인수전에 뒤늦게 합류했다. 앞서 중국 파운드리업체 SMIC가 인수전에 참여한 가운데 대만 파운드리까지 가세하면서 국내 반도체 산업에 ‘차이완’ 경계보가 확산될 전망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대만 UMC는 투자회사 베인캐피털과 컨소시엄 형태로 동부하이텍 인수전에 참여하기로 하고, 지난주 현장 실사를 진행했다.

당초 UMC는 이번 입찰에서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았으나 뒤늦게 베인캐피털과 손잡고 동부하이텍 현장 실사에 참여했다. UMC가 처음부터 이름을 노출하지 않은 상태로 베인캐피털과 공조했는지, 아니면 최근 협력하기로 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UMC는 지난해 매출 기준 세계 3위 파운드리업체다. 앞서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중국 SMIC는 세계 5위 파운드리 업체다. 파운드리 업계 글로벌 강자들이 동부하이텍을 놓고 인수 경쟁을 벌이는 양상이다. 이들 업체는 동부하이텍의 아날로그반도체 팹 인프라에 관심을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UMC의 가세로 동부하이텍 매각 작업에는 청신호가 켜졌지만 국내 반도체 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인수를 희망하는 해외 기업이 한국 반도체 산업을 위협하는 대만과 중국 업체인 탓이다. 대만은 물론 중국도 자국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세를 넓혀가는 상황에서 국내 파운드리가 대만·중국으로 매각되는 것은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이들 업체가 실제 현장 실사 등을 통해 동부하이텍 내부 상황을 파악한 것만으로도 우리 반도체 산업에 부정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동부하이텍 매각 작업이 산업 논리를 배제하고 금융 논리로만 진행되는 측면이 있다”며 “국내 반도체 업계에 미칠 영향을 다각도로 분석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