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감시 의혹으로 사용자 이탈 움직임이 거세지자 다음카카오가 적극 대응에 나섰다. 다음카카오는 카카오톡 사용자 정보 보호를 위해 대화내용 저장 기간을 2~3일로 대폭 축소하기로 하고 이달 안에 적용할 방침이다.
현재는 PC버전 지원, 출장, 휴가 등으로 대화내용을 확인할 수 없는 사용자 편의를 위해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평균 5~7일간 서버에 저장하고 있다. 이번 정책 변경으로 카카오톡 대화내용 저장기간이 크게 단축됐으며 보통 수사기관이 법원 압수수색영장 발부를 거쳐 자료를 요청하는데 2~3일 이상 소요돼 수사기관 영장집행에 따른 대화내용 제공이 거의 불가능해진다.
지난달 18일 검찰이 ‘사이버 명예훼손 전담수사팀’을 신설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발표한 후 보안이 우수하다고 알려진 해외 메신저를 찾는 ‘메신저 망명객’이 크게 늘었다. 독일 모바일메신저 ‘텔레그램’이 대표적이다.
모바일 시장조사업체 앱애니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iOS 소셜 네트워킹 부문 111위였던 텔레그램은 20일 98계단 오른 13위에 이어 21일 8위를 기록했다. 23일 해당 카테고리 2위에 오른 후 24일부터 이번 달 1일까지 1위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전체 다운로드 역시 24일부터 29일까지 1위다. 페이스북이 인수한 와츠앱을 선택하는 이용자도 늘고 있다.
상황이 심상치 않게 번지면서 이석우 다음카카오 대표는 1일 기자간담회에서 “메신저 망명 사태가 안타깝다”며 “카카오톡 보안에 대한 오해를 풀고자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카카오는 “이번 정책변경과 함께 향후 수신 확인된 대화내용 삭제 기능 등을 포함한 프라이버시 모드를 도입하는 등 강력한 사용자 정보 보호를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부가통신사업자로서 법체계를 존중하며 따른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으며 형사소송법에 따라 법원이 발부한 압수수색영장에 기재된 범위에 한해 존재하는 자료 외에는 어떠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는다”며 “영장에서 요청한 정보라도 이미 서버에 삭제한 대화내용은 제공이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