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형 전자문서 포맷에 대한 요구뿐 아니라 클라우드에 기반을 둔 웹 오피스 성장 등 오피스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 특정 문서 포맷으로 사용자를 묶어뒀던 기존 오피스 시장이 재편될 전망이다. 국내 오피스 소프트웨어(SW) 기업들은 활로를 찾기 위해 분주하다.
한글과컴퓨터는 최근 ‘한컴오피스 2014 VP’ 출시와 함께 개방형 오피스에 대한 사업 전략을 발표했다. 이홍구 한컴 대표는 “다양한 운용체계(OS)에 맞춘 오피스 SW를 개발하고 국내외 문서 포맷 표준을 모두 지원하는 ‘표준형 오피스’ 사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성이 부족해 중단됐던 리눅스(오픈소스)용 오피스 사업도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한컴은 이달 중으로 리눅스용 한컴오피스 뷰어를 출시한다. 단계적으로 문서편집기, 정식 리눅스용 한컴오피스 등을 개발해 성장하는 오픈소스 SW 생태계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2010년 공개했던 hwp 파일 포맷의 범위도 확대할 방침이다. 파일포맷 공개를 위한 전용 웹페이지를 개설하고 온라인 문의 창구를 운영하는 등 대외 의견 수렴을 위한 소통 창구를 확대한다.
기존 모바일 오피스 시장에 집중했던 인프라웨어는 ‘폴라리스 오피스 PC 버전’을 공개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 워드 문서 포맷인 ‘doc’와 한컴의 ‘hwp’파일을 모두 편집할 수 있다. 국내 포털 등에서 제공하는 웹 오피스를 제외하고 패키지 SW 형태로 hwp 파일을 편집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업계 주목을 받고 있다. 인프라웨어 관계자는 “개인 사용자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SW를 무료로 배포할 방침”이라며 “사용자가 쉽게 다양한 문서를 편집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PC용 폴라리스 오피스는 현재 베타 버전이지만 기능 개선 등을 통해 곧 정식 버전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독자적인 포맷을 포기하고 세계 트렌드에 편승한 사례도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 자체 개발한 오피스 SW ‘정음 글로벌’ 대신 MS워드를 사내 전용 오피스 SW로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글로벌 협업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1992년 훈민정음으로 시작된 삼성전자 오피스SW 사업은 2019년 정음글로벌 오피스 지원 종료를 끝으로 마무리 될 전망이다.
특정 패키지 SW에 제한받지 않고 다양한 문서 양식을 지원하는 클라우드 오피스도 주목받고 있다. 구글과 네이버 등 인터넷서비스 기업들이 제공하는 오피스가 대표적이다. 특히 네이버 오피스는 액티브X 중심의 국내 인터넷 환경과 달리 다양한 OS와 웹브라우저를 지원한다. 한컴오피스 설치가 힘든 리눅스 환경에서도 웹 오피스를 통해 hwp 파일을 읽고 편집할 수 있다.
MS도 다양한 가격 정책을 선보이며 자사 클라우드 오피스인 ‘오피스365’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한컴도 웹 오피스와 클라우드 연계 시스템을 준비 중이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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