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뽀]홍콩 전자부품전 가보니, "시장은 `웨어러블·3D·스마트`를 원한다"

전시회장이 문을 열기 전 출입증을 발급 받기 위해 인산인해를 이룬 사람들이 한곳을 응시하기 시작했다. 전시장을 요리조리 피해가며 전기로 작동하는 휴대용 외발 스쿠터 ‘핀휠’이 그 주인공이다. 소비자들이 좋아할 만한 제품이 무엇인지 찾기 위해 각국에서 모인 바이어들의 관심을 받기 충분했다.

홍콩 전자부품전을 찾은 세계 각국 바이어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홍콩 전자부품전을 찾은 세계 각국 바이어들이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홍콩 전자부품전은 세계에서 소비자용 전자제품이 가장 많이 모이는 전시회다. 참여 업체 수로 세계 최다를 자랑하는 만큼 전자기기 시장의 현 주소와 미래를 읽을 수 있었다.

이번 전시회에서 시장 키워드로 떠오른 것은 단연 웨어러블 기기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별도의 섹션이 없던 웨어러블 기기는 참가 업체들이 앞다퉈 내세우는 주요 제품이 됐다.

핏업, 초우친전자 등 중화권 업체들은 대거 스마트워치를 선보였다. 스마트폰과 연동돼 메시지 알림을 알려주는 기능부터 평상시 걸음, 이동한 거리, 자신이 오른 계단 수 등을 기록하는 기능까지 갖췄다. 가격도 저렴해 시장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이 밖에도 헤드업디스플레이, 안경처럼 쓸 수 있는 액티비티 리코더 등도 바이어들의 인기를 끌었다.

디자인부터 생산 과정에까지 다양하게 쓰이는 3D 프린팅 기술도 전시회 내내 화두였다. 전 세계에서 참가한 업체들은 각자의 3D 프린팅 기술을 뽐냈다. 보다 정교하게 다양한 재료를 사용할 수 있는 제품들이 등장했다.

홍콩 업체 맨리는 상하 프린팅 과정에서 물체의 진동을 줄여 보다 안정적으로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심플리 프린트 3D’를 공개했다. 가격도 경쟁업체들보다 20%가량 낮아 개인 디자이너 등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스마트폰과 연결해 새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기기인 ‘앱세서리’ 역시 전시회를 찾은 바이어들의 관심사였다. 오디오 기능 확장부터 대기 오염도를 측정하는 전문 기능을 제공하는 다양한 제품들이 전시장 곳곳에 자리 잡았다.

전시회에 참가한 업체 맨리의 킨 패트릭 리 제품 마케팅 담당자는 “이번 전시회는 자체 제품의 홍보뿐 아니라 소형 전자기기 시장 전체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며 “우리 제품에 어떠한 새로운 기능을 추가해야 할지 찾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홍콩=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