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3분기 실적이 시장 전망을 밑돌았다. 이베이와 AMD 등 미국 주요 IT업체들도 대부분 기대보다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지난주 일제히 발표된 이들 업체의 실적 자료에 따르면 구글은 16일(현지시각) 지난 3분기 순익이 28억1000만달러(약 2조9814억원), 주당 4.09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5.4%가량 떨어진 수치다. 일회성 항목을 제외한 조정 순이익도 주당 6.35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주당 6.54달러를 밑돌았다.
매출은 165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기의 137억5000만달러보다 증가했다. 하지만 시장 전망치인 165억7000만달러보다 낮다.
이베이는 3분기 매출을 전년 동기 대비 12% 늘어난 43억5000만달러로 발표, 역시 당초 전망치인 43억7000만달러에는 못 미쳤다. 다만, 조정 주당 순이익은 68센트를 기록, 예상치인 67센트를 소폭 웃돌았다.
AMD는 실적 발표와 동시에 구조조정안을 내놓을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 하락한 14억3000만달러에 그쳤다. 주당 순익도 단 2센트에 머물렀다. 시장은 당초 14억7000만달러 매출에 주당 3센트의 순익을 예상했다.
반면, 인텔은 매출 146억달러에 순이익 33억달러를 기록, 3분기 기준으로는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글로벌 경제의 동시다발적 침체는 미국 테크기업들도 피해가진 못했다. 기술주의 심리적 보루인 ‘구글’ 마저 3분기 실적이 바닥을 보였다. 이베이와 AMD 등도 기대에 못 미쳤다.
블룸버그와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은 구글의 부진을 광고 매출 하락에서 찾는다. 3분기 중 구글 검색 광고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유료 클릭 수’(paid clicks)는 17%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지난 2분기 증가세(25%)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런 와중에 씀씀이도 늘었다. 특히 연구개발(R&D) 인력을 약 3000명 늘려, 이 분야 인건비 등 관련 비용이 46%나 급증했다. 다만, 온라인 광고율(online advertising rates)이 전년 대비 2% 하락에 그쳐, 일부 호전된 모습을 보였다.
이베이의 실적 부진은 최근 터진 해킹 사고와 연관이 있다. 개인정보 유출 등에 불안을 느낀 기존 고객들의 이탈에 신규 고객 확보 미진이 더해지면서 결국 실적 둔화로 이어지게 됐다는 분석이다.
토피카 캐피탈마켓의 빅터 앤토니 애널리스트는 “암호 유출에 따른 피해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며 “전통적으로 연말 쇼핑시즌은 전자상거래 업체들에겐 호기이나, 이베이는 이번 4분기에 그런 대목을 잡기 힘들어 보인다”고 말했다.
실적 공개 직전 CEO까지 새로 선임한 AMD는 전직원의 7%인 710명을 연말까지 해고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구조조정으로 내년에만 8500만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AMD는 기대하고 있다.
그나마, 관록의 인텔이 깜짝 호실적을 달성해 체면치레를 했다. 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CEO는 “3분기 실적 호조는 PC사업 덕분”이라며 “PC용 칩 매출이 92억달러를 기록, 전년 동기 대비 9% 늘었고 노트북 부문 매출은 21%나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도 37억달러로 16% 증가했다. 사물인터넷 부문 매출은 5억3000만달러를 기록, 작년보다 14% 증가했다. 하지만, 모바일 부문의 매출은 100만달러에 그쳐, 약 10억달러 적자를 봤다.
美 주요 IT업체 3분기 실적(단위:달러)
자료:외신 종합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