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명예 퇴진한 임영록 전 KB금융지주 회장의 후임자 선정 작업이 오는 22일 최종 결론날 전망이다.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가 22일 명동 소재 본점에서 최종 후보 4명에 대한 심층면접과 투표를 실시한다. 이를 통해 최종 후보 1명을 선출하기로 했다. 차기 회장이 되기 위해선 3분의 2에 해당하는 6표 이상을 얻어야 한다.
어떤 후보가 최종 선정될지 혼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투표 대상자를 차례로 좁히는 투표 방식이 당락을 좌우할 전망이다.
KB금융 내부와 시장 안팎에선 4명의 후보 중 하영구 씨티은행장이 조금 우세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하 행장은 최종 명단에 오른 4명의 후보 중 유일하게 KB금융 재직 경험이 없는 외부출신이다. 내부 출신 회장을 선출해야 한다는 일각의 목소리도 있지만 글로벌 조직에서 수년간 행장업무를 담당한 경력이 KB 조직 봉합에 더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KB금융 고위 관계자는 “국민은행 전산사태 등 내부 파워 싸움이 지속된 만큼 균형감을 가진 전문 CEO가 더 제격이라는 평가가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며 “일각에선 하행장 내정설까지 나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금융업계는 KB금융을 글로벌 그룹으로 키울 수 있는 역량과 식견을 평가하는 ‘글로벌’ 기준에서도 하 행장이 앞서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다른 후보군 역시 글로벌 역량에서 뒤쳐지지 않는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윤종규 전 KB금융 부사장은 삼일회계법인에 근무하면서 다양한 해외 진출 자문 경험과 인수·합병(M&A) 등 딜에 참여한 경험이 많다는 점이 강점이다. 김기홍 전 KB국민은행 수석부행장은 OECD 협상 정부 대표를 지낸 경험이 있고 지동현 전 국민카드 부사장은 글로벌 금융산업에 대한 연구 경험이 풍부하다.
이해 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상황에서 22일 90분의 심층면접이 결정적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과거 KB금융 회장 선출 과정에서도 심층 면접이 당락을 갈랐다. 회추위는 차기 회장의 3대 기준으로 제시한 ‘합리성·전문성·글로벌 역량’을 바탕으로 각 후보와 문답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사회와 연결된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할지도 변수다. 하영구 행장과 지동현 부사장은 서울대 경상계열 출신으로 회추위 임원 9명 중 8명과 선후배 사이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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