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바이오]원격의료시장 성장한다는데…국내는?

세계 원격의료 시장이 오는 2019년까지 연평균 17.7%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가정에서 이뤄지는 ‘텔레홈’ 분야의 폭발적 성장이 예상된다는 분석이다.

21일 글로벌 리서치 업체인 BCC리서치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세계 원격의료 시장 규모가 오는 2019년 434억달러(약 45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향후 5년간 연평균 17.7% 성장세를 보이며 거대 시장을 형성할 것이란 전망이다.

원격의료는 크게 둘로 나뉜다. 병원 간이나 의사 간, 또 병원 내에서 이뤄지는 ‘텔레호스피탈’ 영역이 하나고, 의료진과 환자 사이에 이뤄지는 ‘텔레홈’ 분야가 그것이다.

BCC리서치는 원격의료 중에서 텔레홈 영역이 가장 규모가 크고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텔레홈 시장은 2013년 65억달러(약 6조8000억원)에서 2019년 240억달러(약 25조3000억원)로 성장, 2019년 195억달러로 추정되는 텔레호스피탈 시장을 역전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체 원격의료 시장에서 텔레홈이 55%를 차지할 것이란 설명이다.

원격의료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본 건 의료비 감소와 재정 절감 수단으로 세계 곳곳에서 원격의료 기술을 주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모바일 기기를 건강관리에 활용할 경우 유럽에서 2017년까지 990억유로(약 142조원)의 의료비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지난 5월 모바일 헬스케어 정책 수립을 위해 공공자문을 실시한 바 있다.

미국도 공공부문에서 만성질환자와 고령자의 증가로 인한 의료비 상승 문제, 의료 서비스 접근 확대를 위해 노인과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홈모니터링 서비스를 추진하는 형태로 관련 정책을 추진 중이다.

BCC 측은 “원격의료는 더 많은 건강관리나 의료 서비스를 받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충족시킬 수 있는 기술이 될 것”이라며 “원격의료 채택이 확산될 수록 건강보험, 질병관리, 통신, 네트워킹과 같은 시장에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원격의료 시장의 성장이 예상되면서 글로벌 기업의 행보도 발 빠르다. 전통의 헬스케어 기업뿐만 아니라 애플이나 구글 등 IT 기업들의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다. 애플은 ‘헬스킷’이라는 건강관리플랫폼을 통해 병원과 사용자를 연결하려는 중이고, 구글은 환자와 의사가 실시간으로 영상 진료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테스트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이 같은 추세에 따라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디바이스 등을 활용한 건강관리 서비스 등이 탄생하고 있지만 의사와 환자간 원격의료까지는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현행 의료법상 원격의료는 의료진 사이에만 허용되기 때문이다. 정부는 의사와 환자 사이의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을 추진했지만 오진의 위험성과 안전성 등을 우려하는 의료계의 반대 목소리에 부딪혀 정체된 상태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