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디지털 금융서비스에 발을 내밀었다. 스마트폰 탑재 근거리무선통신(NFC)을 활용한 지불결제기능은 진즉부터 있었으나 시중 은행들과 손잡고 송금, 소액결제 등 실질적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이제 첫발이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제조회사인 삼성이다. 스마트폰 사용자 기반을 활용한 금융서비스를 시작했다는 점, 미래 글로벌 전자금융시장이 기존 금융권이 아닌 하드웨어 제조업과 메신저·전자상거래 기업 간 전면전으로 불붙는 도화선이 됐다는 점으로 국내외에서 주목을 받는다.
이베이 페이팔, 애플페이, 중국 알리페이, 카카오뱅크웰렛 등 전선은 이미 세계적으로 펼쳐졌다. 뒤늦긴 했지만 삼성이 경쟁 축으로 가세한 것은 우리나라 금융과 정보통신기술(ICT) 융합·발전에 새 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우리가 만든 ‘금융+ICT’ 융합모델이 성공적으로 시장에서 검증을 받고 확산된다면 미래 글로벌 금융·결제 서비스시장에서 적잖은 선점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런 도전과 기회 창출이 잘 영글도록 하려면 기존 잣대를 고집하는 시장 규제나 감독이 있어서는 안 된다. 관련 규제를 획기적으로 풀어야 한다.
금융권은 위기감에 위축된 채 제자리에 머물러선 곤란하다. 하드웨어, 메신저 등 기술기업들의 영역 침범은 이미 예견됐던 일이다. 기득권만 고집한다고 지킬 수 있는 금융시장이 아니다.
이참에 새로운 서비스모델 제안과 기술 개발을 통해 디지털 금융 분야 협력범위를 넓혀가는 능동적이며 공세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그래야 한국형 금융+ICT 융합 모델의 서비스 품질은 견고해진다. 글로벌 성공가능성도 덩달아 높아진다.
삼성전자도 디지털 금융이 스마트폰을 가장 많이 깔아놓은 것만으로 성공할 수 없는 사업임을 똑바로 알아야 한다. 경쟁사를 제칠 획기적인 아이디어와 기회에 적극 투자해야 한다. 가장 보수적인 금융시장에서 한국형 성공모델이 나와야 금융사와 ICT업체 모두 함께 살아남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