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수출입은행 히든챔피언 부실운영 질타

한국수출입은행의 중견 수출기업 육성제도인 ‘히든챔피언’ 프로그램이 부실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3일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수출입은행의 히든챔피언 프로그램 실효성과 대기업 자금 퍼주기 행태에 집중 추궁이 이어졌다.

오제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히든챔피언 육성 대상 선정 기업 267곳 중 34.8%인 93곳이 선정 전보다 매출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히든챔피언 프로그램은 글로벌 중견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수출입은행이 시행한 제도로, 인증기업에 선정되거나 육성 대상기업에 포함되면 금리와 대출한도 특별우대와 환위험 컨설팅, 법률자문 등 비금융 서비스도 지원받는다.

2012년 육성 대상기업으로 선정돼 1년 동안 지원을 받았지만 지난해 매출이 떨어진 기업은 26곳으로 2012년 선정 기업의 38.2%를 차지했다. 지난해 선정돼 지원이 시작된 기업 중 38.9%인 21개 기업 역시 매출이 하락했다.

히든챔피언 인증제도가 악용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같은 당 김영록 의원은 “가전업체 모뉴엘은 2012년 히든챔피언 인증기업으로 선정된 뒤 2472억원의 금융지원을 받았는데 최근 법정관리를 신청해 충격을 주고 있다”며 “히든챔피언 인증제도가 악용된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모뉴엘은 창업 7년 만에 매출이 50배 이상 상승하고 지난해에는 매출 1조원을 넘겼다. 그러나 모뉴엘의 수출실적이 가공매출에 의한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돼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

정책자금 대기업 퍼주기 의혹도 제기됐다.

김현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원금 상위 10% 기업(270개)이 받은 자금은 57조6236억원으로 전체 지원금 75조7687억원의 76.05%를 차지했다”며 “지원금 하위 50% 기업(1364개)은 전체 지원금의 3% 수준인 2조2895억원을 지원받는 등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한국투자공사(KIC) 국감에서는 임직원이 국정감사에 참석하지 않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수출입은행 임직원만 참석했을 뿐 안홍철 KIC 사장을 포함한 임직원은 국정감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기재위는 KIC 국감을 놓고 증인 채택과 관련해 감사를 잠시 중단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