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독자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뉴클런(NUCLUN)’을 처음 탑재한 스마트폰 ‘LG G3 스크린’을 LG유플러스 전용으로 출시했다.
독자 AP 상용화에 성공함으로써 LG전자는 애플, 삼성전자 등 독자 AP 기술력을 가진 스마트폰 제조사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자체 AP를 가지고 있으면 스마트폰 개발 시 최적화와 성능 향상에 유리하기 때문에 향후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AP는 모바일 기기의 중앙처리장치(CPU)다. 그래픽처리장치(GPU)와 통신 칩, 센서, 디스플레이, 멀티미디어 등 여러 기능이 하나로 합쳐진 핵심 반도체다. AP를 자체 개발한다는 것은 그만큼 뛰어난 기술력을 확보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스마트폰 제조사 중 AP를 자체 개발하는 곳은 삼성전자와 애플, 화웨이 정도다.
뉴클런은 풀HD 제품용으로 개발된 AP이기 때문에 최신 QHD 제품에 사용하는 퀄컴 등 다른 제조사 제품에 비해 성능은 낮다. 하지만 독자적으로 AP 기술을 확보했다는 것 자체만으로 큰 의미를 갖는다.
애플이 자체 개발한 AP는 퀄컴 최신 스냅드래곤 칩이나 삼성전자 엑시노스보다 성능은 낮지만 사용자들은 아이폰에 좋은 평가를 내린다. 자체 AP를 갖고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 개발 단계부터 주변 부품과 연동을 테스트하고 최적화해 성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서버 분야를 생각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세계 유닉스서버 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를 달리는 IBM은 자체적으로 ‘파워칩’을 제작한다. 인텔 칩을 쓰는 경쟁사보다 제품 최적화가 유리하고 출시 시점도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다. 독자 AP를 가지고 있는 것도 이와 마찬가지의 장점을 발휘할 수 있다.
LG전자 시스템반도체연구소는 2년에 걸쳐 뉴클런을 개발했다. 아직은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국내 LG유플러스에 한해 제품을 출시했다. 해외나 다른 통신사를 통한 제품 출시는 아직 미정이다. 삼성전자가 자체 AP 엑시노스를 갤럭시노트4와 갤럭시알파에 사용하면서 안정화에 접어든 것처럼 LG전자도 기능 안정화에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엑시노tm를 국내 제품 위주로 적용하고 있는 것은 그만큼 독자 AP의 성능 안정화에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며 “LG전자도 일정 시간에 걸쳐 시장 반응을 보고 안정화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전자 AP 뉴클런은 1.5㎓ 쿼드코어(ARM 코어텍스 A15)와 저전력 1.2㎓ 쿼드코어(ARM 코어텍스 A7)로 구성된 빅리틀(big.LITTLE) 구조의 옥타코어 AP다. 빅리틀은 코어텍스A15와 코어텍스A7을 혼용해 작업에 필요한 성능에 따라 A15와 A7을 바꿔가며 사용하는 기술이다.
뉴클런이 탑재된 G3 스크린은 디스플레이가 풀HD고 칩셋이 뉴클런이라는 점만 제외하면 대부분 스펙이 G3와 같다. 5.9인치 IPS LCD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 광대역 LTE-A 서비스를 지원하는 스마트폰 가운데 화면 사이즈가 가장 크다. G3의 디자인과 카메라, 사용자경험(UX) 등을 그대로 계승했다는 게 LG전자의 설명이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