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클라우드 발전법` 통과 서둘러야

[기자수첩]`클라우드 발전법` 통과 서둘러야

지난주 마이크로소프트(MS)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MS의 차세대 먹거리를 발표했다. 바로 클라우드 서비스다. MS는 클라우드 플랫폼 관련 제품을 대거 출시하며 소프트웨어(SW) 업계에서 ‘가장 완벽한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MS도 판매 유통 채널을 두 배 이상 확대하고 기술 인력을 강화하는 등 본격적으로 국내 클라우드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선언했다. MS의 기업용 클라우드 매출은 1년 전에 비해 128% 폭증했다. 한국MS의 클라우드 사업부 매출도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MS뿐이 아니다. 세계 1위 퍼블릭 클라우드 업체인 아마존도 아마존웹서비스(AWS) 국내 진출을 위해 이동통신사들과 업무 협력을 논의하고 있다. 이에 질세라 IBM도 MS, SAP 등과 손을 잡고 클라우드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해외 시장뿐 아니라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전략 수립과 합종연횡이 한창이다.

국내 클라우드 산업은 어떨까. 일부 기업들이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서비스형 인프라(IaaS)를 제공하지만 여전히 업계에서는 외산 솔루션 의존이 심하다.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을 총체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형 플랫폼(PaaS) 사업자는 찾아보기 힘들다. 브랜드 파워와 자본, 글로벌 영업 네트워크를 확보한 외산 기업에 눌려 힘을 펴치 못하는 상황은 여타 SW 산업과 다를 바 없다. 국산 클라우드 서비스가 확보할 수 있는 가격 경쟁력도 글로벌 기업의 지속적인 가격 인하 정책에 빛을 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결국 토종 클라우드 업계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구축 사례(레퍼런스)’가 있어야 한다. 실제 활용을 통해 국산 클라우드도 외산과 견줘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평가가 필요하다. 그 기반을 마련할 수 있는 것이 공공 시장이다. 정부도 클라우드 산업 발전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지난해 ‘클라우드컴퓨팅 발전 및 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률(클라우드 발전법)’을 발의했지만 1년 넘게 국회 계류 중이다.

업계에서는 ‘클라우드 산업도 글로벌 기업에 밀려 이미 실패한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루빨리 국내 클라우드 기업 성장과 인력 확보를 위해서도 ‘클라우드 발전법’은 통과돼야 한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