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과 IT 컨버전스가 가속페달을 밟으면서 전통 금융시장의 붕괴가 시작됐다. 통장과 플라스틱 신용카드, 현금자동입출기(ATM) 기능을 스마트폰 하나로 대체하는 ‘모바일 빅뱅’ 시대가 현실로 다가왔다.
모바일 기반 새로운 결제 플랫폼의 개화로 인한 금융·비금융사 간 치열한 영토전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거대 글로벌 IT기업의 금융시장 진출은 국경을 넘어 국내 산업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기업의 금융시장 진출에 이어 국내에서도 다음카카오를 시작으로 모바일 플랫폼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현재 금융감독원이 보안성 심의 중인 지급결제 서비스만 7개사, 8건에 달한다. 페이게이트(금액인증), KG이니시스(케이페이), 한국사이버결제(셀프페이), SK플래닛(페이핀), 이비카드(모바일선불카드), 옐로페이(모바일선불카드), 신한카드(간편 결제 솔루션) 등이 포함됐다.
LG CNS가 카드사와 연합해 ‘카카오페이’, LG유플러스가 ‘페이나우’라는 간편 결제 시스템을 선보인 데 이어 16개 은행과 금융결제원, 다음카카오가 연합한 ‘뱅크월렛카카오’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올해만 10개가 넘는 국내 지급결제 서비스가 등장할 전망이다.
내년부터 현금이나 신용카드 없이도 모든 금융거래가 가능한 ‘모바일 뱅크’가 소비자 결제 플랫폼 자체를 뒤흔들 것으로 보인다.
대면·인터넷·국내·규제 중심에서 비대면·모바일·글로벌·규제완화로 금융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기존 금융사도 생존을 위해 SNS나 모바일에 강점을 갖춘 유연한 구조로 변화가 불가피하다. 이미 은행권은 통장과 지점, ATM을 줄이거나 철수하고 있다. 신용카드도 대부분의 결제가 스마트폰으로 흡수되고 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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