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직원이 태블릿PC로 현장에서 금융상품 계약을 하고 판매하는 시대가 내년 열릴 전망이다. 금융상품의 ‘방문판매법(이하 방판법)’ 적용을 제외하는 법안의 연내 국회 통과가 유력시 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한국금융투자협회와 금융투자업계는 금융투자상품 방문 판매 시 방판법 적용을 배제하는 내용의 방판법 개정안이 이르면 이달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이르면 이달 국회 통과가 유력하며 이때 내년 4~5월께 시행돼 태블릿PC를 이용한 상품 계약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법안을 발의한 이종걸 의원실 관계자는 “이달 국회 일정상 12월 임시국회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예상했다.
법이 시행되면 증권사 직원이 보험사 직원처럼 태블릿PC로 주가연계증권(ELS)·파생결합증권(DLS)과 펀드 등 금융상품을 사옥 이외 장소에서 판매, 계약할 수 있다.
그동안 14일 내 계약철회가 가능토록 명시된 기존 방판법에 금융상품이 포함되면서 증권사의 방문 판매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던 것을 시정하는 법안이다. 금융투자상품에도 방판법이 적용돼 하루 안에도 가격이 상시적으로 바뀌는 금융투자상품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컸다.
지난 4월 이종걸 의원이 발의한 이 법안은 공정거래위원회·금융위원회 참여로 조문축소 방법과 숙려기간 논의가 완료, 이번만큼은 국회 통과가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협회와 업계의 전언이다. 증권사 직원의 방문 판매 시 금융투자상품(채무·파생결합·집합투자증권), 금융투자계약(투자일임·신탁계약) 등은 계약 체결 후 3일 후 효력을 발생하게 해 숙려기간을 주거나 최초로 방문해 구매를 권유한 날부터 3일 후 재방문해 계약하도록 합의했다.
2011년 대비 지난 상반기 기준 증권사 임직원 수가 6000명 이상 줄어들고 475개 지점이 문을 닫은 만큼 방문 판매 바람은 절실하다. 대부분 증권사가 지난 상반기 법 개정을 염두에 두고 아웃도어세일즈(ODS) 조직을 꾸리거나 태블릿PC 기반 방판 모바일 시스템 개발을 마친 상태다. 협회 관계자는 “최근 국회에서도 이제는 통과할 때가 됐다는 분위기”라며 “태블릿PC로 판매 시 모든 기록이 저장돼 불완전판매 가능성은 더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이달 국회 예산안 심사로 일정이 여의치 않을 것이나 12월 임시국회에서 법안을 심사할 가능성이 높다”며 “법안소위가 열릴 때 통과 여력이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표. 방문판매법 적용 배제 대상 금융투자 상품 (표.금융투자협회)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