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국제방송영상견본시(BCWW)·부산콘텐츠마켓(BCM) 행사 비교
부산콘텐츠마켓(BCM)이 올해까지 8년간 국고 예산을 꼬박꼬박 추가 증액하면서도 성과는 제자리걸음인 것으로 드러났다.
BCM은 매년 5월에 부산에서 치러지는 국제 방송콘텐츠 마켓이다. 문화체육관광부를 통해 올해만 국고 예산 13억원이 지원됐다. 이는 전년대비 1억원 늘어난 금액이다. 당초 정부는 올해 예산 편성 때 국고보조비를 절반으로 낮췄지만 국회 논의 과정에서 지역구 의원을 중심으로 예산 반영을 요구해 늘었다는 게 정부의 해명이다.
BCM이 국고보조금을 받는 명분은 영세한 방송 콘텐츠 산업을 글로벌 한류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업비 상당부분은 해외 바이어 초청에 사용됐다. 정부보조금을 비롯한 사업비 25억원 가운데 100여명의 바이어와 셀러 초청 항공료와 숙박비에만 3억원이 넘게 들었다.
실적면에서도 비슷한 종류의 전시회인 국제방송영상견본시(BCWW)와 비교된다.
참가기업의 자발적인 호응도와 자체 수익성을 볼 수 있는 BCWW의 부스판매액이 2억2500만원인 반면, BCM은 6000만원에 그쳤다. BCWW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금액이다.
해외업체 참가 실적도 BCWW는 50개국 2013명 바이어가 참가했다. 하지만 BCM은 45개국 1320명에 머문다. BCWW의 3분의 2 수준이다.
참가 업체 계약실적은 BCWW가 4555만달러, BCM이 3258만달러로 유사하지만 이 가운데 상당수는 지상파 방송사와 종편 채널에 의존한 것이다. 결국 영세 콘텐츠산업 발전의 취지와는 동떨어진다. 국고지원이 세금 낭비라는 지적이 일고 있는 이유다.
BCM에 참석했던 한 방송콘텐츠 제작업체 대표는 “초청된 바이어도 구매나 한국 콘텐츠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사례가 많다”며 “수억원을 들여 수백명에게 항공료와 체제비를 지원해도 관심은 큰 방송사에만 쏠려 있다”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BCM 주무부처인 문화부 관계자는 “유사한 두 전시회에 국고가 동시에 지원됐지만 콘텐츠기업이란 지원성과가 부족하다”며 “BCM 예산 축소와 단일화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BCM 사무국 관계자는 이에 대해 “4년여 전부터 한류콘텐츠 수요가 커지면서 BCM도 매년 성과가 늘고 초청자는 꾸준히 줄면서 춘계 국제 마켓으로 자리잡았다”며 “예산 축소나 전시회 통합은 시기상조”라고 해명했다.
정부차원에서도 국내 행사 보조금 지원 축소를 논의 중이다.
기재부는 매년 반복되는 국내행사 규모는 축소하고 자체수입을 확대하기 위한 자구노력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내년 전체 국가보조 행사비 요구액 규모도 행사비 예산 요구 금액의 3분의 2 수준인 4240억원에서 편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매년 국회 예산 논의 과정에서 지역 예산을 편성하려는 국회의원의 쪽지예산이 반영되는 사례가 많아 이번에도 정부의 의지가 얼마나 반영될 지는 미지수다.
<BCWW-BCM 비교 자료:각 행사 취합>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