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억명 이상 시장을 글로벌 기업들이 그냥 지나칠 리 없다. 미국의 소리(VOA)에 따르면 세계에서 페이스북 사용이 금지된 나라는 북한, 중국, 이란, 방글라데시, 이집트 등 10개국이다. 이들 나라에 침투하기 위해 기업들은 다양한 묘수를 짜내고 있다. 그동안 해당 국가에서는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하거나 해외 계정을 사용해 접속하는 등 가입자들이 개인적으로 사이트에 접속하려는 시도들이 있어 왔다. 이제는 기업이 직접 이들을 돕겠다고 나섰다.
페이스북은 익명 인터넷 서비스 ‘토르(Tor)’를 통해 접속해 오는 사용자에게 길을 터줬다. 토르 네트워크로 접속하면 가상 컴퓨터와 네트워크를 여러 차례 경유하면서 사용자의 인터넷 접속 흔적을 추적할 수 없다. 사용자의 신분 정보는 익명으로 처리된다.
그동안 페이스북 보안 인프라 때문에 토르를 통한 접속이 힘들었지만 이번달부터는 토르 사용자를 위한 인터넷주소(URL)로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 토르 전용 페이스북 주소를 인증하려는 계획도 있다.
트위터는 개발자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제작할 때 트위터 기능을 쉽게 삽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플랫폼 ‘패브릭(Fabic)’을 발표했다. 이 중 ‘디짓(Digits)’은 전화번호만 입력하면 모바일 앱을 신청할 수 있는 기능이다. 식별 표지가 적어 접속 차단 국가에서도 접속하기 수월하다. 제프 세이버트 트위터 모바일플랫폼이사는 직접 “중국은 통신시장이 거대하다”며 중국 공략용임을 숨기지도 않았다.
구글은 별도 조치를 취하지는 않는다. 다만 각국이 콘텐츠·통신망 사용료 부과를 시도하자 미 정부를 앞세워 꾸준히 ‘망중립성’ 논의를 촉발시키고 있다.
3사의 대응은 정면승부라기보다는 우회로를 찾은 것이다. ‘정보 공유’를 기본으로 하는 인터넷 사업 특성상 특정 국가와 정부 정책에 맞게 기능을 수정하기도 쉽지 않다. 사업 취지가 무색해질 우려가 있다는 이유 때문이기도 하고 여론을 등에 업은 데 대한 자신감이기도 하다. 하지만 페이스북이 자사 보안 정책까지 바꿔가며 접속로를 뚫어준 토르는 익명성을 기반으로 해커들이 활약할 수 있게 해주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등 불법적인 소지가 있는 게 사실이다.
또 국가의 법을 무시한 불법적 행태가 ‘글로벌 스탠더드’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될 수 있느냐는 반론도 나온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