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21일 회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조직 쇄신과 함께 리딩 뱅크 탈환의 ‘혜안’을 찾을 수 있을지 기대 반 우려 반이다.
21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1등 금융그룹의 위상 회복이라는 꿈을 이루고 대한민국 금융의 새 역사를 만들자”고 밝혔다.
윤 회장은 “10년 전 1등 KB라는 자부심을 갖고 대한민국 금융을 선도했지만 환경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압도적 우위를 점했던 시장과 고객을 경쟁자들에 내줬다”고 지적했다.
그는 리딩뱅크의 위상 회복을 위한 전략으로 △직원들의 자긍심 회복 △고객 신뢰 회복 △차별화 세 가지를 강조했다.
윤 회장은 “앞으로 모든 제도와 프로세스를 영업 중심으로 바꿔 나가겠다”며 “현장의 리더가 소(小) CEO가 돼 영업점을 경영하도록 권한을 위임하고 재량권을 부여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우리가 잘하는 소매금융은 더욱 차별화하고 가계부문의 정체와 저성장, 고령화에 대응하도록 소호 및 중소기업금융과 자산관리 분야의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며 “기업투자금융(CIB) 분야에서의 수익 기회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논어의 ‘화이부동(和而不同:서로 생각은 다를 수 있지만 화목하고 단합한다)’을 인용하며 직원들의 화합과 협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윤종규 호가 출항했지만 해결 과제는 산적해 있다. 국민은행은 연초부터 터진 고객정보 유출 사고와 주전산기 사태로 경영진 내분사태에 휘말리면서 사실상 리딩 뱅크 자리를 신한은행에 내줬다.
국민은행의 3분기 원화예수금 점유율은 20.4%로 전 분기 20.5%에서 0.1%포인트(P) 하락했다. 2분기만 해도 197조1579억원의 예수금을 확보했으나 3개월 새 2671억원 감소했다.
윤종규 회장은 이날 오전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KB금융그룹의 4대 회장(6대 국민은행장)으로 취임했으며 임기는 2017년 11월 20일까지다. 윤 회장은 국민은행의 경영승계 프로그램이 정착될 때까지 국민은행장도 겸임할 방침이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