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자업체들이 TV사업 구조조정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반도체 등 다른 사업에서 벌어들인 수익으로 부진한 TV사업 부문을 보전하는 기존의 방식을 끝내고, 수익률 향상에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닛케이산업신문은 일본 가전업체들이 지속해오던 부진한 TV사업의 체질을 바꾸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23일 보도했다.
도시바는 반도체 판매 호조로 올해 사상 최대인 3300억엔(약 3조1180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TV사업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구조조정을 앞당겨 영업 이익률을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당초 내년 9월까지 해외 가전 판매거점을 줄이려고 했으나, 이번 회계연도 안에 마무리짓는 것으로 사업계획을 조정했다. 세계 24개 판매사를 통폐합해 절반으로 만든다는 방침이다. 마에다 게이조 도시바 전무는 “가급적 앞당겨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의 일환으로 도시바는 적자를 내고 있는 해외 TV사업에서 철수키로 했다. 지난 2011년부터 이어져온 TV사업 적자 고리를 끊겠다는 목표다. 이번 회계연도 세계 TV 판매 대수는 700만대로 전년 대비 약 20% 줄어들 전망이다. 해외 판매거점을 줄이면 판매량은 더 줄어들겠지만 이번 기회에 근본적인 체질 개선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샤프는 유럽 시장에서 TV 생산과 판매를 실질적으로 철수하기로 결정했다. 슬로바키아 UMC에 브랜드 사용권을 주고 향후 폴란드 생산공장 매각 협상도 마무리짓겠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TV사업에서 일본과 북미와 같은 핵심 지역과 비핵심 지역이 명확히 구분됐다. 올해 4~9월(일본 회계연도 상반기) 연결 결산에서 연간 판매 전망을 기존보다 60만대 적은 760만대로 낮췄지만 북미와 중국시장 매출 추이는 줄지 않고 있다. 샤프 관계자는 “유럽 시장에서의 구조조정이 끝나면 수익이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샤프는 올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인 1000 억엔(약 9448억원)원의 연결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
파나소닉은 자회사 산요의 북미 TV사업 부문을 내년 3월까지 매각하기 위해 협상을 진행 중이다. 산요는 세계 최대 유통체인 월마트에 연간 약 100만대의 LCD TV를 공급하고 있지만 중국 업체와의 가격 경쟁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반면에 자동차 부품 등 새롭게 주력하고 있는 사업 매출이 늘어나며 내년 목표치였던 영업이익 3500억엔(약 3조3069억원)을 1년 앞당긴 이번 회계연도에 달성할 것으로 기대했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