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올해 글로벌 판매 800만대 시대를 연다. 이는 700만대 돌파 이후 2년만의 성과로 엔저 등의 악재를 극복하고 이룬 것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정몽구 회장의 품질 경쟁력 강화, 신흥 시장 중심의 공격적인 생산 및 판매 확대 전략이 주효했다. 현대·기아차가 글로벌 판매 800만대를 돌파함으로써 국내 완성차 및 부품 산업의 동반성장은 물론 세계 자동차 시장 선두업체로 도약하기 위한 확실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지난해(756만대)보다 약 44만대 증가한 800만대 판매 달성이 확실시된다고 24일 밝혔다. 현대·기아차는 이날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주요 계열사 사장단이 참석한 그룹 수출확대전략회의에서 국내외 판매 현황을 점검한 뒤 올해 판매 예상치를 이 같이 밝혔다.
정몽구 회장은 “앞으로도 시장 상황이 만만치 않다”고 전제한 뒤 “수출 확대 등에 만전을 기해 800만대를 넘어서자”고 강조했다. 또 “어려울 때 잘하는 것이 진짜 실력”이라며 “불리한 시장 여건을 극복해 우리 자동차 산업의 실력을 보여주자”고 덧붙였다.
현대·기아차는 글로벌 수요 회복 부진, 내수경기 침체 등 악화된 여건에도 불구하고, 연초 수립한 목표(786만대)를 14만대 이상 초과 달성할 전망이다. 특히 엔화 가치가 가파르게 하락하는 가운데 예상되는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800만대 판매는 2012년 700만대 돌파 이후 2년 만에 기록하는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2009년부터 2014년까지 품질 및 디자인 경쟁력 등을 바탕으로 전 세계 주요 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약 2배에 달하는 판매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 같은 성과는 국산 자동차 부품 및 완성차 수출 확대, 부품 협력업체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등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우리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올 9월까지 자동차 부품 및 완성차 수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59% 증가한 558억6012만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현대·기아차는 협력업체 해외 동반 진출 및 기술 지원, 해외 완성차 업체와의 거래 허용 등을 통해 부품 협력업체 성장에 일조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자동차 부품의 대일본 무역수지(올 9월 누적 기준)는 사상 처음 흑자를 기록했다.
판매 지역별로는 중국을 비롯한 브릭스(BRICs) 등 신흥시장에서의 선전이 두드러진다. 올 10월까지 중국 판매량(142만1650만대)은 작년보다 10.5% 증가했으며, 올해 170만대를 웃도는 사상 최대 판매가 유력하다. 인도 판매량도 작년보다 8% 증가해 현지 자동차 판매 증가율(1.9%)을 크게 추월했다. 특히 전체 자동차 판매가 8.6% 감소한 브라질에서는 현대·기아차 판매가 7.2%나 늘어 주목된다.
선진 시장인 미국과 유럽에서는 판매 증가율이 다소 주춤했지만, 인기 차종의 선전과 신차 효과 등으로 점차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신흥시장 공략 강화, 라인업 확대, 품질 확보, 생산 증대 등을 통해 800만대 이후 시대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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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현대·기아차)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