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해외 의료기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삼성이 초점을 맞추고 있는 응급 의료 분야에서의 행보가 주목된다.
25일 삼성전자는 글로벌 의료기기 전문 업체인 ‘써모피셔사이언티픽’과 체외진단 분야에서 사업 협력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력은 삼성전자의 휴대형 면역분석시스템 ‘IB10’을 비롯한 급성 심장질환, 신진대사, 염증 질환 등을 확인하는 현장진단용 체외진단기기들을 써모피셔사이언티픽에 공급하는 것이 골자다.
써모피셔사이언티픽은 글로벌 헬스케어 분야에서 50년 이상된 ‘써모일렉트론’과 ‘피셔사이언티픽’이 2006년 합병해 탄생한 기업이다.
세계 100여개국에서 체외진단용 시약과 진단기기, 실험실 설비 등을 공급하고 있어 삼성전자는 이 회사의 영업망과 서비스 인프라를 활용, 체외진단기기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 양사는 신제품 개발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이번 협력은 세계 의료기기 산업 내 후발주자인 삼성이 시장 진입과 사업 확대를 위해 무게를 두고 있는 응급 의료 솔루션에서 거둔 성과라는 점에 관심이 쏠린다.
써모피셔사이언티픽은 삼성 의료기기가 이동성과 응급 의료 분야에 특화된 점에 주목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써모피셔사이언티픽에 공급되는 체외진단기기 ‘IB10’은 올 상반기 스코틀랜드 국영 시범 사업(응급의료체계 개선을 위한 시범사업)에서 구급차량에 탑재돼 후송과정 중 환자의 혈액을 분석, 의사의 빠른 진단과 응급처치가 이뤄지는 데 사용됐다.
진동과 떨림이 많은 구급차량에서도 신속하고도 정확한 혈액분석이 가능하고 직관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로 현재의 스코틀랜드 응급의료시스템보다 평균 2시간 30분 빠른 응급 처치가 가능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마크 트렘블레이 써모피셔사이언티픽 진단사업부 사장은 “삼성전자는 혁신적인 체외진단기 플랫폼을 구비하고 있다”며 “이 플랫폼과 우리 기술을 접목해 차별화된 진단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응급 의료 현장에서 활용하는 의료기기는 삼성이 시장 확대를 위해 내건 차별화 요소다. 삼성전자와 삼성메디슨을 총괄하는 조수인 사장은 지난 9월에 있은 한 심포지엄에서 “(삼성이) 디스플레이, 광학 기술, 정보통신, 생활가전 등 보유 기술을 접목해 의료기기 사업 일류화를 추진하고 있는데 커넥티비티(연결성), 모빌리티(이동성)를 가진 의료기기로 응급의료 분야에서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1월 인수한 ‘뉴로로지카’도 이동형 컴퓨터단층촬영(CT) 장비전문 기업이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