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5일 한 달 만에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하향식의 강력한 대규모 규제개혁 추진 의지를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이미 국무조정실과 기획재정부가 함께 주요 경제단체로부터 개선이 시급한 핵심규제 리스트를 제출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규제 타당성 여부를 조속 검토해 일자리 창출과 투자를 가로막는 규제는 한꺼번에 기요틴(단두대)에 올려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규제 기요틴은 기존 건별 또는 상향식 규제개혁에 시간과 절차가 많이 소요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향식으로 단기간에 대규모로 규제를 개선하는 방식이다. 지난달 28일 이후 한 달 만에 국무회의를 주재한 박 대통령이 더 강력한 규제개혁을 주문함에 따라 정부 부처 규제개혁 작업에 속도가 더해질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앞으로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는 규제, 기술발전을 저해하는 규제 등 국민안전과 생명에 관련 없는 핵심규제를 중심으로 부처가 존재 이유를 명확히 소명하지 못하면 일괄폐지하는 규제 기요틴을 확대해 규제혁명을 이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또 정부조직법 개정에 따라 새로 출범한 국민안전처와 인사혁신처에 대해 “안전한 사회를 만들고 공직사회를 혁신하라는 국민적 열망을 안고 출범하는 만큼 조속히 조직체계를 정비하고 차질 없이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며 “국무총리와 관계부처는 신설부처가 이른 시간 내에 자리를 잡고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협력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국민안전처에는 “조직 신설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우선 인력부터 재난안전전문가를 확보하고 순환보직이 아니라 전문성 중심의 인사관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인사혁신처에는 “공직인사 시스템을 시대 흐름에 맞게 개편해 개방성과 전문성을 높이고 공직사회의 경쟁과 활력을 높여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최근 불거진 방산 비리 등에 대해서는 “과거부터 내려온 방위사업 비리 문제, 국민 혈세를 낭비해온 문제는 과감하고 단호하게 가려내 국민 앞에 밝혀내야 할 것”이라며 “이것은 타협이 될 수 없는 것이다. 반드시 밝혀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의 내년 예산안 처리와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협조도 요청했다. 박 대통령은 “현재 국회에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따라 편성한 첫 번째 예산인 내년도 예산안의 예결위 심의가 진행 중인데 세계가 인정한 이 계획이 제때 제대로 이행될 수 있도록 대승적인 차원에서 국회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 “지금 다른 나라들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발빠르게 동참하고 있기 때문에 국회 비준이 늦을수록 우리의 손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될 것”이라며 “FTA가 빨리 활용돼 우리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국회의 협조를 부탁드린다”며 조속한 FTA 비준을 요청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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