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텐센트, 하나금융그룹과 손잡고 한국 금융시장 진출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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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온라인·모바일 기업 텐센트(Tencent)가 하나금융그룹과 손잡고 한국 금융시장에 출사표를 던진다. 알리페이에 이어 텐센트가 국내 금융 시장에 진입하게 되면 전자금융 결제 시장은 다시 한 번 요동칠 전망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그룹과 텐센트 간 금융사업 협력을 위한 물밑 접촉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하나금융은 텐센트와의 협력 사업을 ‘극비 프로젝트’로 분류하고 하나은행과 새롭게 출범한 하나카드 3자 협력 사업 형태로 조만간 사업 제휴 범위와 진출 시기 등을 결론낼 방침이다.

하나은행은 기업금융 부문까지 포함한 사업협력을 검토 중이다. 우선 하나은행과 텐센트 간 사업 제휴를 추진하고 하나카드도 참여시킨다는 복안이다.

이번 텐센트와 사업 제휴 추진을 위해 하나은행 ‘트랜잭션 뱅킹 태스크포스(TF)’가 업무를 전담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하나은행 고위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텐센트와 사업 제휴를 추진한 것은 맞다”면서도 “하나은행-하나카드 간 구체적인 사업 범위와 한국 진출 등은 아직 밝힐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하나카드 관계자도 “텐센트와 물밑 접촉을 진행하고 있지만 하나카드를 사업에 참여시키는 부분은 확정된 바 없다”며 “하나은행과 제휴되면 가맹점 결제 등 하나카드도 함께 참여하는 사업구조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텐센트가 국내 금융시장에 진출하게 되면 그 파급력은 알리페이 이상으로 막대할 전망이다. 텐센트는 중국 현지에서 온라인 모바일과 메신저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양한 금융사업에 손을 대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온라인결제와 송금, 에스크로 사업에 이르기까지 한국 시장에도 적합한 소액결제와 소비자 중심의 금융사업 경험이 많아 한국 뱅크월렛카카오와 카카오페이를 능가하는 파괴력 있는 플랫폼 결제 사업이 가능하다. 텐센트의 모바일 메신저 위챗은 가입자가 6억명을 넘어서 세계 2위의 모바일 메신저로 부상했다.

하나금융그룹도 텐센트와의 협력사업을 추진하는 데 큰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P2P 방식의 원큐(One-Cue) 시스템을 외환은행 캐나다 법인을 통해 조만간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원큐 시스템은 P2P(Peer to Peer, 인터넷을 통해 개인 간 금융직거래) 방식으로 송금 서비스 등 다양한 간편 거래 기능을 제공한다.

1단계로 적금과 해외송금을 모두 스마트폰과 인터넷 뱅킹 기반으로 할 수 있도록 개발을 완료했고 2단계로 e모기지 서비스까지 선보일 계획이다. 이는 하나금융이 모바일 기반의 다양한 전자금융 시장에 진출함으로써 전통 금융사업 이외에 신수종 사업으로 외연을 확대하겠다는 중장기 포석이다. 텐센트와의 공조체제 구축도 이 같은 디지털 뱅킹 전략과 맞닿아 있다.

세부 협력 범위가 나오진 않았지만 하나은행-하나카드-텐센트로 이어지는 삼자 협력체제 구축을 통해 국내뿐 아니라 해외 결제 시장 공동 추진도 가능할 전망이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