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씨카드 오포인트, KT 와 제휴 중단...제휴카드 200만장 `무용지물`

비씨카드가 모기업 KT와 추진하던 오포인트 사업이 좌초위기에 직면했다. 오포인트 사업은 KT가 비씨카드를 인수하고 추진하던 통신·금융 융합형 대표 시너지 사업이다. KT 별포인트를 오포인트로 전환해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내년 1월 1일부터 이같은 포인트 전환이 전면 중단된다.

갑작스런 전환 중단에 카드업계와 제휴가맹점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현재 우리카드와 NH농협카드, KB국민은행 등이 오포인트 제휴 기반 신용·체크카드 38개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모두 오포인트 적립 및 차감사용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오포인트 멤버십을 탑재해 고객에게 카드를 발급한 상황에서 유효기간 내 상품의 기본적인 특성이 변형됐다”며 “이미 발급된 수많은 카드회원 민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서비스가 중단되면 680만명에 달하는 오포인트 회원도 당장 KT 별포인트를 전환해서 다양한 오포인트 가맹점에서 이용하는 혜택을 누릴 수 없게 된다. 소비자 혜택으로 돌아갈 몫이 결과적으로 통신사로 돌아가는 셈이다.

회원뿐만 아니라 3만개의 오포인트 제휴가맹점들도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당초 KT 전환 포인트를 자사 가맹점에서 이용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POS 시스템 개발과 현장직원 교육에 수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포인트 전환이 중단되면 투자 인프라도 무용지물이 되는 셈이다.

의류 유통기업 제휴 담당자는 “가맹점 지원은커녕 이같은 제휴 중단으로 피해가 매우 크다”며 크게 반발했다.

유통업계 가맹점 관계자는 “다른 포인트와 달리 가맹점 적립이 선행되지 않아도 오포인트 전환으로 고객의 즉각적인 사용이 가능했고 매출로 이어졌다”며 “갑작스런 전환 중지로 소비자의 포인트 사용이 줄어들어 가맹점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금까지 10여개가 넘는 카드사가 200만장의 오포인트 제휴카드를 발급한 것으로 알려졌고 중단에 따른 제휴카드 회원들의 서비스 축소로 제휴사 반발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제휴 중단이 소비자와 가맹점의 몫으로 고스란히 남게 됐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올레멤버십을 오포인트로 전환해 사용하는 고객은 전체 올레멤버십 고객 중 1% 미만”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레멤버십을 편의점, 베이커리, 외식 등 사용자 혜택이 많은 분야에 집중하는 쪽으로 리뉴얼하고 있다”며 “오포인트 전환 중지는 이런 리뉴얼의 하나로 KT는 고객 혜택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