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 친환경차 주력으로 부상

CO2 절감 급한 獨 '주행거리+연비 향상' 기술혁신 주도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PHEV)는 그동안 하이브리드카(HEV), 전기차(EV) 및 수소연료전지차(FCEV)를 포함하는 친환경차 시장에서 ‘미완의 대기’에 머물러 왔다. 일본 도요타가 하이브리드카로 전기동력차 시장을 열어젖히고, 미국 GM과 프랑스 르노 등이 전기차 시장 개척에 나섰지만 PHEV는 주력 플랫폼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최근 자동차 기술 혁신을 주도하는 독일 업체들이 PHEV 라인업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주행거리가 ‘아직은’ 짧은 순수 전기차 대신 내연기관과 전기 모터를 함께 쓰는 PHEV가 충전의 부담을 줄이면서 주행 성능과 연료 효율성을 동시에 향상할 수 있는 최적의 대안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이슈분석] 플러그인하이브리드카, 친환경차 주력으로 부상

최근 PHEV 기술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업체들은 대부분 독일의 고급차 브랜드들이다. 경쟁 브랜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높았던 이들 업체들이 평균 연비 향상을 위한 대안으로 PHEV를 주목하고 있다. 유럽을 비롯한 각국이 환경 규제를 대폭 강화하면서 전체 판매 모델의 이산화탄소 배출 총량을 줄이기 위해 PHEV의 판매 확대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독일 자동차 업체들이 EU의 이산화탄소 배출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현재의 이산화탄소 배출 총량을 25%가량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분석한다. PHEV 판매가 늘어날수록 이산화탄소 배출 총량은 줄어들어 다양한 라인업으로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히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최근 출시한 첫번째 PHEV 모델 ‘S550’을 시작으로 평균 4개월마다 신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2017년까지 PHEV 모델을 10개까지 확대하고 향후에는 전 라인업에 PHEV 트림을 추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 업체는 향후 볼륨 모델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50g/㎞ 이하로 줄인다는 목표다. 또 후륜과 4륜구동은 물론이고 4기통과 6기통의 가솔린 및 디젤 엔진과 전기모터를 조합하는 다양한 플랫폼을 준비 중이다.

폴크스바겐그룹도 간판 브랜드인 폴크스바겐과 아우디를 중심으로 PHEV 출시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폴크스바겐그룹은 공통 플랫폼을 기반으로 다양한 모델의 PHEV를 선보인다. 실제 아우디와 폴크스바겐이 최근 출시한 ‘A3 e-트론’과 ‘골프 GTE’의 제원은 거의 비슷하다. 최고출력(204마력)과 최대토크(35.7㎏·m)가 동일한 것은 물론이고 최대 주행 거리와 연비도 같다. 전기 모드로는 최대 50㎞를 주행할 수 있지만, 장거리 운행이나 고출력이 필요할 때는 내연기관과 전기모터의 조화를 통해 강력한 토크를 뿜어내는 것이 강점이다.

BMW도 올해 순수 전기차 ‘i3’에 이어 PHEV 스포츠카 ‘i8’를 출시하며 전기동력차 라인업 확대에 본격 나섰다. 이 업체는 파워트레인 전기화와 함께 탄소섬유 등 경량 소재를 통해 경쟁 우위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i시리즈에 이어 기존 주력 모델의 PHEV 트림 출시도 활발하다. 내년에는 SUV ‘X5’ PHEV 모델이 출시되고, 2016년에는 주력 세단인 3시리즈 PHEV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2020년에는 내연기관보다 전기모터의 동력 비중이 더 높은 ‘파워e드라이브’ 플랫폼을 통해 연료 효율성을 더욱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전기동력차 주력 시장인 미국과 중국의 PHEV 라인업은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또 순수 전기차를 포함한 모델 다양성이 확대되면서 시장도 급속히 성장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2018년까지 미국 시장에 출시되는 PHEV 모델은 총 22종에 달할 전망이다. 같은 기간 순수 전기차 모델이 18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주력 플랫폼이 PHEV가 될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가장 주목할 시장은 중국이다. 중국은 친환경차 구매시 세금 감면 제도를 강화하고, 각 지방 정부도 친환경차 보급 활성화에 적극 나서면서 글로벌 브랜드들이 각축전을 벌일 전망이다. 폴크스바겐, GM, 닛산 등 이미 현지에 진출한 업체는 물론이고 거의 모든 자동차 브랜드들이 전기동력차 출시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성신 비엠알컨설팅 대표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과 미국이 전기동력차 개발 및 보급 촉진 정책을 강화하면서 주요 업체들이 PHEV를 중심으로 라인업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며 “각국 정부와 자동차 업체들의 전략이 상승 작용을 일으켜 전기동력차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독일 자동차 업체들이 PHEV에 집중하면서 주요 경쟁국별 친환경차 전략도 뚜렷히 구분되는 양상이다. 독일 업체들은 내연기관의 기술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PHEV로 친환경차 시장을 공략하는 반면, 도요타를 중심으로 한 일본 업체들은 하이브리드카에 이어 수소연료전지차(FCEV)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에 반해 미국과 프랑스 업체들은 순수 전기차에 초점을 맞춘다. 세계 최초로 FCEV 양산에 성공한 현대·기아차는 그동안 부진했던 전기동력차 라인업을 적극 확대하면서 친환경차 풀라인업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