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결산]통신

2014년 통신 분야의 최대 화두는 10월 1일 시행된 이동통신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하 단통법)이다. 시행 이전 실효성 논란이 제기됐지만 단통법은 휴대폰 유통 시장 투명화 등 일대 혁신을 초래했다.

[2014 결산]통신

올해도 불법 지원금으로 영업정지와 과징금이 반복된 가운데 정부는 사상 초유의 이동통신사 형사고발과 유통점 과징금이라는 강경 조치로 불법 지원금 엄단 의지를 천명했다.

이통사는 유무선을 막론하고 차세대 네트워크로 진화하는 신호탄도 쏘아올렸다.

국가 재난안전통신망(이하 재난망)에서 비롯된 700㎒ 주파수 용도 결정은 치열한 공방전 이후 일단락됐다.

우리나라 통신 간판 기업을 넘어 대한민국 ICT 대표기업으로 불리는 KT와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가 연초와 연말 잇따라 교체됐다.

◇지원금 차별 지급 금지·지원금 공시 등…사상 초유 형사고발

단통법의 주요 내용은 지원금 차별 지급 금지, 지원금 공시,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 등이다. 시행 직후 지원금 축소로 일부 이용자가 불만을 제기했고 유통점도 반발했다.

하지만 두 달여가 지난 12월 현재 단통법이 안착되고 있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단통법 시행 이후 급감했던 신규 가입과 번호이동 등 이통 시장 지표가 예년 수준을 회복했다. 이통사가 요금과 단말기 출고가를 내리고, 가입비·약정할인 반환금 제도 폐지 등 이용자 부담을 줄인 데 따른 것이다. 차별없는 지원금 제공에 따라 중·저가 요금제 가입 비중도 늘었다.

지원금 경쟁이 아닌 요금·서비스 경쟁으로 변화 가능성이 확인된 셈이다.

이에 앞서 정부는 이통 3사에 불법 보조금 지급으로 인한 이용자 차별을 이유로 지난 3월 13일부터 5월 19일까지 순차적으로 사상 최장인 45일간의 영업정지를 부과했다. 8월과 9월에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각각 7일간의 영업정지 처분을 내렸다.

단통법 시행 이후에는 제재 강도를 높였다. 11월 ‘아이폰6 대란’이 발생하자 정부는 이통사를 형사고발하는 초강수로 응수, 불법 지원금 엄단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

◇속도 혁명 가속…기가 인터넷·광대역 LTE-A 상용화

올해에도 속도 혁명은 지속됐다. KT는 지난 10월 ‘월드IT쇼’에서 기가 인터넷 전국 상용화를 발표, 기가인터넷 시대로의 진입을 선언했다. 기가 인터넷은 최고속도 1Gbps로 초고속 인터넷 100Mbps보다 열 배 빠른 속도다. KT에 이어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도 기가인터넷 대열에 합류했다.

SK텔레콤을 선두로 이통사는 기존 LTE보다 세 배 빠른 광대역 LTE-A를 상용화했다. 20㎒ 폭 광대역 LTE 주파수와 10㎒ 폭 LTE 주파수를 묶는 캐리어 애그리게이션(CA) 기술을 활용한 광대역 LTE-A는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다. 이외에도 5세대(5G) 진화를 위한 선행기술 연구도 본격화됐다.

◇700㎒ 주파수, 재난망 용도로

국가 재난안전통신망(이하 재난망)을 계기로 불거진 700㎒ 대역 주파수 활용 방안을 둘러싸고 갈등이 지속됐다. 자칫 재난망 구축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될 정도였다.

지상파 방송사가 UHD 방송 용도로 700㎒ 대역 분배를 요구, 재난망 대역을 확정하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을 허비했다.

정부는 당초 계획대로 재난망 용도로 700㎒ 대역 중 20㎒ 폭을 최종 확정, 재난망 구축 준비를 완료했다.

황창규 KT 회장 취임과 장동현 SK텔레콤 신임 사장 선임도 2014년 빼놓을 수 없는 이슈다.

이외에 알뜰폰 저변 확대도 두드러졌다. 전년보다 가입자가 갑절 증가하는 등 지속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기존 망내외 음성·문자는 물론이고 LTE 데이터도 무제한으로 이용하는 무제한 요금제 출시도 잇따랐다. 무제한 요금제는 유선전화로도 확대됐다.

정부는 지난 10월 부산에서 열린 ‘2014 ITU 전권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 우리나라의 앞선 ICT 외교 역량을 세계에 널리 알렸다. 이에 앞서 2월에는 ‘정보통신 진흥 및 융합 활성화 등에 관한 특별법’이 발효됐고 5월에는 ICT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정보통신전략위원회가 출범했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