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이하 단통법)의 취지 중 하나는 요금·서비스 경쟁 활성화다.시행 3개여월이 지난 현재 이 같은 취지는 상당 부분 구체화되고 있다.
신규 가입과 번호이동 등 가입자의 개통 건수가 단통법 시행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는 등 안정화 단계로 진입했다. 중저가 요금제와 중고폰 가입자가 늘어나고 부가서비스 가입 비중도 감소하는 등 효과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이는 단통법 시행 이후 사업자가 요금·서비스 경쟁이라는 정책 방향에 부응하는 대책을 적기에 내놓은 까닭이다.
사업자는 앞다퉈 요금약정할인반환금(위약금)을 물리지 않는 순액요금제를 출시했고 데이터 요율도 인하했다. 단말기 출고는 지속적으로 내리고 있고 가입비 폐지도 당초 예정보다 앞당겼다.
사업자는 이 같은 기조를 내년에도 지속할 수밖에 없다고 한 목소리다.
정부는 단통법 시행 이후 지원금 위반사례에 형사고발이라는 강력한 제재를 부과했다. 사업자가 지원금 경쟁이 아닌 요금·서비스 경쟁에 초점을 맞출 수 밖에 없도록 분명한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다.
단통법은 ‘규제 산업인 통신은 정책 기조에 맞춰 경영 전략과 세부 전술을 짤 수밖에 없다’는 설을 재차 확인한 사례다.
단통법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정책이 분명하면 사업자는 당장의 전략 중 우선 순위를 선택한다. 이는 소비자에겐 혜택으로 돌아간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준비할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내놓기로 한 중장기 통신 정책에 대한 로드맵은 여전히 ‘검토 중’이다. 요금·서비스 경쟁 활성화 등 정책 효과를 종합적으로 감안해야 하는 정부의 고충을 모르는 바 아니다.
하지만 정책 불확실성을 하루 빨리 해소해야 한다는 걸 간과해선 안된다. 방향성이 불분명한 상황이 장기화되면 정부는 물론이고 사업자도 부담이다.
정부 고위 관료를 역임한 한 인사는 “단통법처럼 기존 정책의 변화는 일정 부분 논란이 불가피하다”고 전제하고 “정부의 의지가 구체화되면 사업자는 호흡을 맞추고 행동으로 실천한다”고 조언했다.
방향성이 분명한 정책이 궁극적으로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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