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게임시장에 ‘하드코어 전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모바일과 온라인 플랫폼에서 롤플레잉 게임(RPG)를 주축으로 한 방대한 콘텐츠와 높은 난이도를 특징으로 한 게임이 대거 출시되기 때문이다. 하드코어 게임을 두고 모바일 대 온라인 플랫폼 경쟁도 뜨겁게 달아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28일 게임빌에 따르면 이 회사는 내년 출시 예정작 20여개 중 70~80%가 RPG다. 게임빌 관계자는 “2015년은 어느 때보다 RPG 출시 비중이 높을 것”이라며 “올해 모바일 RPG 시장성이 검증됐고 휴대폰 사양도 점차 높아지는 추세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컴투스는 모바일 RPG ‘이스트’와 ‘원더택틱스’를 상반기에 출시한다. 이스트는 ‘하얀 늑대들’ ‘다크문’ 등을 집필한 윤현승 작가 동명 작품을 원작으로 8등신 3D 캐릭터가 등장한다. 육성, 수집, 던전플레이 등 ‘온라인 RPG 문법’을 따랐다.
넷마블게임즈가 1분기 중 출시하는 모바일 RPG ‘크로노블레이드’는 GTA 시리즈와 ‘디아블로’ 제작진이 함께 제작한 대작이다. 이어 출시하는 ‘레이븐’은 1000여종에 이르는 장비와 각 무기별 소환수 스킬 등을 전략적으로 활용해 대규모 사냥(레이드), 이용자 간 대결(PVP), 길드전 등을 즐길 수 있다.
넥슨은 자체 개발한 ‘야생의 땅:듀랑고’ ‘프레타’를 비롯해 중국에서 검증된 ‘천룡팔부’ 등 RPG를 상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서비스한다.
모바일게임에서 RPG 강세는 올 하반기부터 본격화됐다. 2014년 12월 현재 구글플레이 매출 기준 10위권 안에 6종이 RPG게임이다.
12월에만 NHN엔터테인먼트 ‘더소울’, 4399엔터테인먼트 ‘아우라레전드’ 등 RPG가 출시 일주일도 안 돼 인기순위 1, 2위권을 기록하는 등 흥행바람이 거세다.
모바일게임사 관계자는 “RPG는 캐주얼게임에 비해 초기개발 비용이 많이 드는 대신 수명이 길고 게임콘텐츠를 추가하기 쉽다”며 “구글플레이 매출 50위권에 들면 일단 안정적으로 매출을 올리며 상위권 도약을 노릴 수 있어 대형 개발사나 퍼블리셔들이 비용을 감수하면서도 뛰어드는 추세”라고 말했다.
온라인게임 신작도 RPG 일색이다. 네오위즈게임즈 ‘블레스’ 정식서비스를 시작으로 엑스엘게임즈 ‘문명’, 엔씨소프트 ‘리니지이터널’, 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 등 최소 수십억원 개발비가 들어간 대작이 줄줄이 오픈하거나 테스트를 진행한다. 통상 4~5년간 개발기간을 거친 대작으로 모바일 RPG 이용층과 교집합을 이루며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윤상 게임넥스트 대표는 “자본력이 있는 기업들은 (일부 실패를 감수하고도) RPG 장르로 매출을 이끌려 할 것”이라며 “특히 모바일 RPG는 투입비용과 수익구조가 도식화된 상태로 상위권을 노린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김 대표는 “다만 모바일 RPG 게임에서 다양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여기에 ‘올인’하게 된다면 아직 캐주얼 위주인 세계시장 공략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