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역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금액 기준)을 시작할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에 반도체 시장은 전형적인 ‘사이클 산업’을 탈피해 수요·공급 증가율이 모두 둔화해 안정적으로 고수익을 내는 구조가 될 전망이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가 29일 경기도 판교에서 개최한 ‘인사이트 세미나’에서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2015년 반도체 관련 주요 산업 분야를 이같이 내다봤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은 사상 처음으로 금액 기준 역성장을 시작하는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출하량 기준으로는 성장하지만 평균판매단가(ASP) 하락 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이다. 2014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2981억달러로 전년 대비 10% 성장하지만 내년에는 2852억달러로 4.3% 줄어들 것이란 예측이다.
김혜용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세계 스마트폰 ASP는 234.5달러로 전년 대비 13.9% 줄고 내년에는 16.3% 하락한 196달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애널리스트는 오픈마켓 위주의 신흥 시장에서는 통신사 보조금 정책이 작동하지 않아 세계적으로 고가 스마트폰이 잘 팔리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진단했다. 중국 제조사들은 외형은 커졌지만 수익성은 미진해 적자 혹은 손익분기를 맞추는 상황 정도에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스마트폰 성장 여력은 신흥시장을 기반으로 중저가 제품 위주로 판매하는 업체가 차지하게 될 것”이라며 “태블릿PC 수요가 스마트폰으로 점차 흡수되고 스마트워치가 2020년까지 연평균 30%대의 높은 성장세를 이을 전망이어서 새로운 시장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모바일 생태계가 가장 쉽고 빠르게 확장될 수 있는 분야는 스마트 자동차”라며 “자동차용 앱 시장이 커지고 카메라, LED 센서 등 관련 부품 수요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 시장은 차세대 D램인 DDR4가 시장의 주력 제품군이 되면서 줄어든 PC용 D램 수요를 대신해 서버용 DDR4 시장이 부상할 전망이다. 특히 제조사가 의도적으로 생산설비를 늘려 공급량을 늘리면 가격이 하락하는 전형적인 ‘사이클 산업’ 구도를 벗어나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추는 고수익 산업으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최도연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공정 미세화 속도가 느려지는 추세인데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게 쉽지 않고 실제로 적용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므로 결국 D램의 원가개선이 둔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D램 수급이 타이트해지는 현상이 심해지면서 D램 호황기가 지속되고 생산설비를 지속적으로 늘리는 현상이 유지될 것”이라며 “사이클 산업에서 탈피해 안정적으로 고수익을 추구하는 산업으로 변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