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국에서 세계 최대 철도 차량제조사가 탄생한다. 해외 시장 공략 속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돼 봄바르디어 등 경쟁사들이 긴장하는 분위기다.
중국 2대 철도 차량제조사 중국남차와 중국북차는 올해 합병한다고 1일 공식 발표했다. 매출 규모로 경쟁사 모두를 압도하는 거대 기업이 탄생하는 것이다.
합병은 중국남차가 중국북차를 흡수 합병하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 회사명은 중국 궤도교통차량그룹으로 바뀌는 방안이 유력하다. 중국북차 주주들에 대한 주식 할당 계획은 올해 초 열리는 주주총회를 거쳐 결정될 방침이다.
합병으로 탄생할 새 회사는 세계 철도 차량 시장 점유율이 약 50%에 달한다. 사업 규모도 지난 2013년 매출 합계 총 1951억위안으로 캐나다 봄바르디어, 독일 지멘스, 프랑스 알스톰 3개사를 합친 것을 웃돈다.
중국남차는 “중국 내 동종 업체의 경쟁으로 인한 자원 낭비를 피하고 국제화를 가속하기 위한 것”이라고 합병 목적을 밝혔다. 그 동안 두 회사는 해외 시장에서 수주 경쟁을 벌이는 등 채산성이 악화된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새 회사는 세계 철도 차량제조사들에게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합병으로 인해 가격 경쟁력을 높여 시장 경쟁에 공격적으로 뛰어들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10월 미국 메사추세츠 교통국(MBTA)에 중국 북차가 입찰할 당시에도 중국북차는 유럽과 일본 업체의 반값을 제시해 수주를 딴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한 철도 차량제조사 관계자는 “합병으로 탄생하는 회사는 연구개발과 영업에 자금을 집중 투자할 수 있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큰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