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TV시장이 ‘4K 초고화질(UHD·3840×2160)’로 대전환된다. 2005년 ‘풀HD(1920×1080)’ 해상도 TV가 출시된 지 정확히 10년 만이다.
6일 TV업계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UHD TV 판매대수가 급증하면서 풀HD TV 판매가 처음 내리막길을 걸을 것으로 예상된다. LCD TV뿐만 아니라 ‘꿈의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퀀텀(QD) 필름으로 화질을 개선한 퀀텀닷 TV도 UHD 해상도가 ‘대세’로 떠오른 결과다.
TV시장조사업체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올해 UHD TV 판매대수는 지난해 대비 153% 성장한 3224만8000대다. 지난해 처음 1000만대를 돌파한 이후 1년 만에 3000만대 벽을 넘어선다. 이는 당초 전망치를 대폭 수정한 것이다. 2013년에 발표한 디스플레이서치 UHD TV 시장규모는 지난해가 390만대, 올해는 688만대였다. 지난해 초 한 차례 수정 후 다시 늘려 잡았다. UHD TV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업계는 이 같은 전망치도 실제로는 더욱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 2005년 처음 풀HD TV 출시 이후 2009년까지 TV 판매가 대폭 성장했고 당시 TV 구매자들이 UHD TV 구매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다. TV교체 주기는 대략 7~8년이다.
업계는 지난해 브라질 월드컵이 UHD TV를 알리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다. 4K UHD TV에 눈을 뜨는 계기가 됐고, 여기에 맞춰 TV업계가 주력 TV 라인업을 UHD 해상도로 방향을 틀면서 시너지가 났다. TV시장을 이끌고 있는 삼성전자·LG전자는 물론이고 일본·중국 TV업계도 프리미엄급과 보급형까지 UHD TV로 내놓고 있다.
특히 중국업계가 UHD TV 판을 키우는 데 기여했다. TCL·하이센스·스카이워스 등 중국 TV업계가 예전과 달리 당당히 글로벌 시장에 UHD TV로 출사표를 던지면서 한국·일본 TV업계가 이에 맞대응했고 가격인하 등 시너지를 발휘했다. 여기에 넷플릭스·아마존 등이 UHD 콘텐츠 확보 및 스트리밍 서비스에 나서면서 UHD 생태계도 빠르게 구축되고 있다.
업계는 올해 풀HD TV 판매가 2005년 등장 후 처음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TV시장 성장률은 매년 3~4%에 불과한 가운데 올해 UHD TV 비중은 10% 중반대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업계도 자녀방에 놓는 ‘세컨드 TV’를 제외하고는 거실 TV는 UHD로 끌고 간다는 전략이다. LG전자 관계자는 “4K UHD 콘텐츠가 늘어나면서 고객들이 입소문과 함께 UHD 해상도 TV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UHD TV 시장의 가파른 성장세는 이어진다. 디스플레이서치 전망치를 보면 내년에는 처음 5000만대를 넘어서고 2018년에는 8000만대를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표】UHD TV시장 추이 및 전망(단위:천대) / ※자료:디스플레이서치>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