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 껍질에서 추출한 키토산으로 메모리 소자 개발

국내 연구진이 게 껍질에서 추출한 키토산으로 메모리 소자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장식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교수와 니루파 라이스호세이니 대학원생은 최근 게나 새우 같은 갑각류의 껍질에서 추출한 키토산을 기반으로 한 생체 친화적인 메모리 소지를 개발했다.

이장식 교수
이장식 교수

실크나 젤라틴 같은 생체 친화적 소재를 이용한 소자가 구현된 적은 있지만 게 껍질을 이용한 소자는 이번이 처음이다.

기존 실리콘 소자와 달리 피부에 직접 부착하거나 삽입할 수 있는 생체적합성 있는 소재로 만들어져 차세대 캡슐형 내시경, 인공근육, 인공장기, 패치형 전자소자와 같은 의료공학적 응용의 실마리가 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백금과 은을 전극으로 사용하는 메모리 소자에서 키토산은 전압에 따라 저항이 바뀌는 저항변화물질로 사용됐다. 인위적 저항상태변화로 정보를 쓰고 지우는 메모리 기능을 갖게 된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키토산 기반 소자는 정보저장능력과 내구성 측면에서도 실제 메모리소자에서 필요로 하는 성능을 만족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해산물 처리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제조단가 측면에서도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연구진은 휠 수 있는 플렉서블 기판위에서 키토산 소자를 제작할 수 있는 가능성도 확인했다. 이장식 교수는 “친환경적인 소재로 된 메모리 소자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연구를 시작해 게 껍질에서 추출한 키토산을 기반으로 하는 생체적합 메모리 소자를 개발하게 됐다”며 “향후 인체친화형 전자기기의 메모리 소자로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하는 중견연구자지원사업(도약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됐고, 연구결과는 나노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에이씨에스 나노(ACS Nano)’지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