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칭 ‘IS’, 美 펜타곤 트위터·유튜브 해킹... 미국 보안의식 ‘물음표’

미국 국방부의 공식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트위터 계정과 유튜브 채널이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 ‘이슬람국가(IS)’라고 주장하는 해커에 의해 해킹 당했다. 퇴역 장성 명단, 북한·중국 병력 배치 등에 대한 문건이 대량 공개됐지만 미 당국의 움직임은 더디다. 소니픽처스 사건 이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사이버 보안 강화를 강조하고 나선 가운데 미 당국의 보안의식이 도마에 올랐다.

미국 국방부의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 계정과 유투브 채널이 자칭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 ‘이슬람국가(IS)’라고 주장하는 해커에 의해 해킹 당했다. 소니픽처스 사건 이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사이버 보안 강화를 강조하고 나선 가운데 미 당국의 보안의식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미국 국방부의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 계정과 유투브 채널이 자칭 이슬람 원리주의 세력 ‘이슬람국가(IS)’라고 주장하는 해커에 의해 해킹 당했다. 소니픽처스 사건 이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사이버 보안 강화를 강조하고 나선 가운데 미 당국의 보안의식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BBC 및 주요 외신은 12일(현지시각) 오전 9시 30분께 자칭 ‘IS’라고 주장하는 해커가 미국 중부사령부의 공식 트위터 계정(@CENTCOM)과 유튜브 채널을 해킹한 후 “미 국방부 네트워크에서 빼낸 자료”라며 설명과 함께 다량의 문건을 공개했다고 전했다. 해커의 표적이 된 미 중부사령부는 IS에 대한 미국과 국제 동맹군의 공습을 관할한다.

이 해커는 자신을 ‘사이버 칼리프국가’라고 지칭하며 사이버 공간에서 이슬람 성전을 수행하는 ‘사이버 지하드’라고 주장했다. 해커는 트위터에 “미국 군인들이여, 우리가 오고 있다. 등 뒤를 조심할지어다” “ISIS는 이미 여기 있고 우리는 군 기지 내 모든 PC에 있다”는 글을 남겼다.

해커가 트위터에 올린 자료에는 북한과 중국의 병력 배치에 관한 정보와 정탐, 정찰 등의 현황 등이 지도와 사진으로 포함됐다. 퇴역 장성 명단과 미 부대 위치, 의회 증언 사본 등도 게재됐다. 유튜브에는 ‘전쟁의 불꽃’ ‘진실의 병사들이여 전진하라’는 제목의 선전 영상 두 건을 올렸다.

로이터는 이번 해킹으로 공개된 문건들 중 일부가 국가 안전 문제를 연구하는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링컨연구실에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보도했다. 링컨연구실에서는 아직 이에 대한 반응을 하지 않고 있다. 해당 계정들은 현재 폐쇄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엘리샤 스미스 미 국방부 대변인(사령관)은 계정 해킹을 인정하면서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개된 자료가 실제로 군에서 유출된 것인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조시 어니스트 미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해킹과 대규모 정보 유출은 큰 차이가 있다”며 소니픽처스 사건과 이번 해킹을 비교하는 것을 경계했다.

해커가 인터넷에 올린 자료 상당수는 미 국방부 웹사이트나 인터넷 상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자료라고 대다수 외신들은 전했다. BBC는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의 말을 인용하며 “기밀 자료들은 모두 안전하게 보관돼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다수 외신은 해커가 오바마정부에 대한 ‘흠집 내기 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해석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소니픽처스 해킹 사건에 따른 후속 조치로 이번 주 개인정보 등 사이버 보안 강화에 관한 법안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해당 법안에는 사건이 벌어진 당일 기업의 고객 데이터베이스(DB)가 해킹당하면 30일 내에 통지하도록 하고 기업들이 학교를 통해 받은 학생들의 개인 정보를 상업적으로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고객의 신상정보를 해외에 판매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증가하는 사이버 테러 위협에 비해 미 당국의 보안 의식이 다소 뒤떨어진다는 평이다. 테크크런치는 리처드 헨더슨 보안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소셜 미디어는 피싱 공격의 대상이 되기 쉬운 데다 이를 통해 접근 권한이나 악성 소프트웨어(malware) 유포 등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며 “시리아 사이버 부대에는 ‘누워서 떡 먹기’ 수준의 공격일 것”이라고 전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