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14일(현지시각) 인도에서 최초의 타이젠 스마트폰 ‘Z1’을 출시하자 국내외에서 엇갈린 평가가 쏟아졌다. 주요 외신은 미드레인지급 성능에 90달러대 가격은 인도 시장을 공략하기에 최고의 강점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이미 안드로이드 생태계가 굳건하게 자리를 잡고 있어 성공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유보적 반응을 보였다.
로이터는 “Z1은 100달러도 안 되는 가격을 앞세워 인도의 마이크로맥스 등 경쟁사와 승부를 펼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아직 검증되지 않은 타이젠 스마트폰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에게 낮은 가격이 구매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삼성 Z1은 지금까지 삼성전자가 출시한 제품 가운데 저렴한 스마트폰 중 하나”라며 “삼성은 당분간 타이젠을 개발도상국에 수출하는 중저가폰에 주로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저변을 확대한 후 점차 출시 국가를 넓혀가는 게 삼성전자의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외신은 삼성전자가 타이젠을 앞세워 점차 구글 안드로이드 의존도를 낮춰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부 분석가들은 타이젠이 파이어폭스, 윈도 등과 함께 향후 6년간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운용체계(OS)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점쳤다. 하지만 대부분 외신은 타이젠폰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더버지는 “삼성전자가 음악, 영화, 동영상 등 다양한 무료 콘텐츠를 제공한다고 밝혔지만 인도 고객들이 어느 정도의 가치를 부여할지가 관건”이라며 “이미 구글이 출시한 보급형 스마트폰 전용 OS인 ‘안드로이드 원’이 비슷한 가격대에 같은 시장을 노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미 개발된 100만 안드로이드 앱과 생태계가 큰 장벽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일부 외신은 생태계 구축에도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로이터는 지금까지 삼성전자가 여러 차례 타이젠 스마트폰 출시를 연기한 것이 생태계 확대의 필수인 앱 개발자들의 신뢰를 저하시켰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 삼성전자가 1년간 타이젠 앱 스토어 수익 100%를 해당 개발자에게 주기로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