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올해부터 연구개발(R&D) 투자를 대폭 확대할 예정인 가운데, 연간 투자 규모도 자동차 업계 3위권으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특히 폴크스바겐, 도요타와 함께 차세대 자동차 기술 개발 경쟁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됐다. 글로벌 완성차 판매 5위 브랜드임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 투자는 하위권에 머물렀던 현대·기아차의 기술 경쟁력이 ‘환골탈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의 향후 4년 간 평균 연구개발 투자액(6조7750억원)은 폴크스바겐, 도요타에 이어 글로벌 자동차 업계 3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기아차는 올해부터 2018년까지 총 27조1000억원을 연구개발에 투입할 예정이다.
유럽위원회(EC)가 최근 발간한 연구개발 통계(EU R&D Scoreboard)에 따르면 자동차 업계에서 가장 많은 연구개발 투자를 집행한 업체(2013년 기준)는 폴크스바겐으로 약 14조7205억원을 투입했다. 뒤를 이어 도요타와 다임러가 각각 7조8596억원, 6조7428억원의 자금을 연구개발에 투입했다.
올해 연구개발 자금만 놓고 보면 현대·기아차가 도요타에 이어 일약 업계 3위로 급부상하는 셈이다. 현대·기아차는 2013년 2조2193억원의 연구개발 투자를 단행해 완성차 및 부품을 망라한 자동차 업계 순위에서 15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2년 만에 연구개발 투자가 세배 이상 늘어나며 양적인 측면에서는 명실상부한 세계 선두권으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독일, 일본, 미국 등 주요 경쟁 업체들과의 차세대 기술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대·기아차는 미래 시장 판도를 좌우할 친환경차 및 스마트카 부문에 연구개발 투자를 집중할 계획이다. 친환경차 부문에서는 2018년까지 11조3000억원을 투입해 다양한 신차 개발과 함께 환경시험동, 주행시험장을 신축하고 엔진 및 변속기 생산 기반도 확충한다. 또 자율주행 시스템과 차량 IT 혁신에도 2조원이 투입된다.
특히 연구개발 투자 총액의 49%가 친환경차와 스마트카에 집중된다. 당장 시급한 신차 개발에 집중하느라 미래 기술 확보에 미진한 것 아니냐는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연구개발 투자 강화는 인력 확대와도 맞닿아 있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까지 친환경 및 스마트카 개발 인력 3251명을 포함해 총 7345명의 연구개발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2018년까지 집행하는 총 투자의 34%가 완성차(현대·기아차) 연구개발에 투입될 예정”이라며 “연구개발을 통해 미래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 품질 경쟁력과 브랜드 가치를 함께 높이기 위한 전략”이라고 밝혔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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