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은 10나노 이하에서도 ‘무어의 법칙’을 실현한다는 확신이 있습니다. 무어의 법칙을 지켜내는 것은 곧 시장 리더십을 지켜낸다는 것과 같습니다.”
그동안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는 ‘무어의 법칙’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회의론이 제기됐다. 인텔이 무어의 법칙을 넘어서는 새로운 혁신의 지표를 찾아야 한다는 전문가 시각도 있다. 트랜지스터 집적도를 높이는 것만으로는 반도체 공정 미세화에 한계가 있다는 시각에서다.
이희성 인텔코리아 대표는 “인텔이 세계 반도체 산업을 이끌어온 저력은 무어의 법칙에서 비롯했다”며 “10나노미터 이하에서도 무어의 법칙을 지켜낼 수 있다는 확신이 있고 이를 이루기 위해 엄청난 노력과 투자를 계속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텔 내부에서도 무어의 법칙이 언제까지 유효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은 늘 있었다고 이 대표는 설명했다. 그는 “10년 전에도 일각에서 무어의 법칙이 유지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했다”며 “하지만 기술 투자를 계속한 결과 50년 동안 무어의 법칙을 현실로 이뤄냈다”고 강조했다.
이제 무어의 법칙은 새로운 시장 환경을 맞았다. 과거에는 웨이퍼당 트랜지스터 집적도를 높이고 전체 웨이퍼당 비용을 낮추는 신기술이 곧 가격 경쟁력을 의미했다. 새로운 공정을 도입하면 칩 가격이 떨어졌으며 이는 곧 반도체 기업의 경쟁력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반도체 공정이 미세화되면서 신기술은 되레 칩 가격 상승 요인이 됐다. 새로운 공정이 칩 가격 경쟁력의 바로미터가 되지 않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 대표는 “가격 대비 효율성을 따져보면 신 공정을 서둘러 도입하는 게 예전만큼 중요하지 않아졌지만 경쟁사들이 추격하니 안 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후발주자와 기술 격차를 유지하면서 투자 위험도를 최소화하는 전략적인 판단이 상당히 중요해진 시기가 왔다”고 말했다.
인텔은 10나노, 7나노뿐만 아니라 향후 5나노, 3나노 수준에서도 무어의 법칙을 이뤄나갈 방침이다. 새로운 소재를 개발·적용하고 집적도를 높이기 위한 새로운 기술을 계속 연구 개발하고 있다.
이 대표는 “무어의 법칙을 지켜내는 것은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리더십을 지켜내는 것과 같은 의미”라며 “무어의 법칙이 자연의 법칙이 아닌 만큼 상당한 연구개발을 하고 있어 인텔이 세계 반도체 시장 리더십을 흔들림 없이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제 무어의 법칙은 기술적으로 달성할 수 있느냐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투자 대비 효율을 높일 수 있느냐가 중요해질 것”이라며 “투자 대비 효율에 따라 무어의 법칙을 달성하는 것이 과연 옳은 판단인지 기업이 전략적으로 결정하는 게 중요해진 시기”라고 강조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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