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중국 대작 마스터탱커2 계약, 업계 "막을 수 없다면 생태계 메기로"

“한국 게임산업을 단련할 메기를 가져온 것이다.” “한국 대표기업이 오히려 생태계를 망친다.”

넥슨이 중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모바일게임 ‘마스터탱커2’를 한국에 배급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방이 뜨겁다. ‘메기론’과 ‘책임론’이 팽팽하다.

마스터탱커2
마스터탱커2

2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중국 게임개발사 로코조이와 ‘마스터탱커2’ 국내 서비스 계약을 맺었다. 넥슨은 이르면 상반기 ‘마스터탱커2’를 국내 출시할 계획이다.

마스터탱커2는 지난해 12월 중국 서비스 직후 34시간 만에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 각각 유료·무료·매출 등 총 여섯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전작 ‘마스터탱커’ 역시 중국 최초로 일일활동유저(DAU) 200만명 돌파, 월 매출 180억원을 기록하는 등 연타석 홈런을 기록한 시리즈다.

넥슨은 지난해 7월 국내 론칭한 모바일게임 ‘삼검호’를 시작으로 꾸준히 중국게임 수입을 늘려왔다. 올해 역시 이미 서비스가 확정된 ‘천룡팔부3D’ ‘마스터탱커2’를 비롯해 다수 중국게임을 상대로 퍼블리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게임사 중 매출 1위 기업인 넥슨이 중국게임 수입을 늘리는 것에 ‘기대 반 우려 반’의 평가가 엇갈렸다.

국산 게임 경쟁력 제고와 정부 규제 약화 논의를 불러오는 등 생태계를 자극하는 ‘메기’가 될 수 있지만, 대형기업간 판권 확보 경쟁으로 자칫 국내 중소 퍼블리셔와 개발사가 고사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정태 동양대 교수(게임인연대 대표) “질 높은 중국 게임이 국내에 수입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과정”이라며 “최근 수년간 약화된 국내 게임 산업에 긴장감을 불러오고 정치권 규제 논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하지만 지나친 판권 경쟁으로 수입비용이 치솟거나 중국게임이 국내 게임매출 점유율을 늘리는 것은 산업 허리에 해당하는 중소 퍼블리셔나 개발사를 어렵게 만드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수입 비중만큼 국내 생태계 투자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재홍 숭실대 교수(게임학회장)는 “(중국게임 비중이 늘어나는 데) 정부와 업계가 공동으로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며 “특히 자금이 탄탄하고 유통 경쟁력이 큰 대형 기업은 국산 게임업체와 협력관계를 강화하는 등 상생이슈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교수는 “넥슨이 아니더라도 누군가 중국게임을 수입하겠지만, 한국이 자칫 소비 시장으로 전락하는 것만은 업계가 공동으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넥슨은 지난해 총 7개 외부 퍼블리싱 게임 중 ‘퍼즐앤고’ ‘넥슨프로야구’ 등 5개를 국산 게임으로 채웠다.

넥슨 관계자는 “올해는 세계 시장에서 검증된 게임을 가져오는 것은 물론이고 글로벌 원빌드 전략 등으로 국산 게임을 세계시장으로 가져 나가는 데도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