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갤럭시S6 조기 출시 효과로 연 초부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전자가 올 상반기 갤럭시S6뿐 아니라 갤럭시A, E 시리즈 등 중저가 라인업까지 강화해 실적 개선에도 파란불이 켜졌다. 지난해 스마트폰 시장 영향 탓에 유례없는 실적 부진을 겪었던 삼성전기가 올해 재도약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기(대표 이윤태) 주요 사업이 가동률 개선 효과에 힘입어 빠른 속도로 호전되고 있다. 통상 1분기는 정보기술(IT) 소재부품 업계는 비수기지만, 올해는 과거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주요 시장 조사업체 및 증권사들도 삼성전기 1분기 실적 전망을 잇따라 상향조정하는 추세다.
삼성전기 실적 개선을 주도할 사업은 카메라모듈이 포함된 OMS 사업부다. 지난해 OMS 사업부는 카메라모듈 가동률 하락으로 부진했다. 그러나 최근 2000만 화소 손떨림방지(OIS) 등 고부가 제품 비중이 늘면서 매출 성장과 수익성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삼성전기는 올해 부가가치가 높은 1600만·2000만 화소급 고가 카메라모듈 생산 비중을 더욱 높여나갈 계획이다. 하반기부터는 중저가 제품에도 1600만 화소 카메라모듈이 채택될 가능성도 있다.
갤럭시S6 출시 시기가 당초 계획보다 2~3주 앞당겨지면서 OMS 사업부뿐 아니라 ACI 사업부도 호조세다. ACI사업부는 갤럭시S6용 전층비아홀(IVH) 주기판(HDI)을 공급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회사 이익의 대부분을 담당한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판매 움직임도 좋은 편이다. 애플 아이폰 판매량이 늘면서 초소형 고부가 MLCC 판매 비중이 늘어난 덕분이다. MLCC가 포함된 LCR 사업부는 지난해 4분기부터 원화 약세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이후 원달러 환율은 전 분기 대비 50~60원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경기회복 움직임이 일면서 고급 스마트폰 수요가 늘어나는 것도 삼성전기에 긍정적이다. 지난해까지 스마트폰 시장 주류는 신흥 지역을 중심으로 한 초저가 제품이었다. 올해는 선진국 수요가 어느 정도 살아나면서 스마트폰 시장 내 고가와 중저가 제품 비중 재조정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삼성전기가 어려운 시기를 겪으면서 생산 효율화 및 회사 체질 개선 효과를 상당 부분 달성했다”며 “삼성전자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회복세에 발맞춰 주요 소재부품을 공급하는 삼성전기 실적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